"튀르키예행 비행기 뜬다" 소문에 아수라장 된 카불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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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튀르키예 행 구호 비행기에 자원봉사자로 탈 수 있다"는 헛소문이 퍼져 수천 명이 카불국제공항으로 몰려드는 소동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카불 국제공항에는 수천 명의 아프간 주민이 몰려들었다.
이날 카불 공항 근처에서 3시간을 기다린 주민 압둘 가파르는 AP통신에 "구호 비행기를 타고 튀르키예로 가면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고 아프간에서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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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SNS 통해 소문 공식 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튀르키예 행 구호 비행기에 자원봉사자로 탈 수 있다"는 헛소문이 퍼져 수천 명이 카불국제공항으로 몰려드는 소동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카불 국제공항에는 수천 명의 아프간 주민이 몰려들었다. 대부분이 젊은 남성이었지만, 일부 여성과 어린이까지 포함된 이들은 여행용 가방 등 소지품도 없이 맨몸으로 무작정 공항을 향해 달렸다. 한밤중에 추위를 무릅쓰면서까지 이들이 공항으로 향한 이유는 탈레반 정부가 최근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자원봉사자를 태운 구호 비행기를 띄운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을 보면 많은 인파가 어둠 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밀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이내 공포탄을 쏘며 막아선 공항 치안 병력에 의해 제지되었고, 진압 과정에서 일부 주민은 구타당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후 10시께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정부 대변인이 직접 나서 "튀르키예 행 특별 비행기 관련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누구도 그런 의도로 공항에 가거나 공항 내 규율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트윗까지 올린 다음에야 주민들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이번 사태는 같은 날 탈레반 정부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1500만 아프가니(약 2억1000만 원)에 달하는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자원봉사자가 돼 구호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주민들이 무작정 공항으로 달려간 것이다.
이날 카불 공항 근처에서 3시간을 기다린 주민 압둘 가파르는 AP통신에 "구호 비행기를 타고 튀르키예로 가면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고 아프간에서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도 WP에 전한 당시 목격담에서 "결혼식에 가던 길에 사람들이 공항으로 달려가는 걸 봤고 잠시 후 우리는 총소리를 들었다"라며 "사람들은 (공항에 간 이들을) 튀르키예로 데려간다고 말해 형과 나도 가서 운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WP는 "아프간 주민들이 공항으로 몰려든 것은 극심한 경제 위기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아프간을 떠나고자 하는 절망적인 일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2021년 8월 '탈출 러시' 연상케 해이번 해프닝을 두고 1년 반 전 탈레반 집권이 가시화되자 '탈출 러시'가 벌어진 상황을 연상케 한다는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졌다. 미군 철수 후 2021년 8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 카불 공항에는 서둘러 국외로 탈출하려는 외국인과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대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당시 일부 주민들은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공중에서 떨어져 숨지거나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WP는 현재 아프간에서는 수백만 명이 실직 상태이며, 생존을 위해 구걸하거나 돈을 빌리거나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극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올겨울 아프간 4000만명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중 600만명은 '비상급 식량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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