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끝 오나…日은행 새 총재에 경제학자 출신 우에다 전망

김현예 2023. 2. 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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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 새 총재로 경제학자 출신의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72)가 지명될 전망이라고 10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전후 일본의 첫 경제학자 출신 일본은행 수장이 되는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14일 우에다 신임 일본은행 총재의 인사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우에다 기용안이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의 동의를 얻게 되면 오는 4월 8일 퇴임하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79)의 10년에 걸친 최장수 일본은행 총재 시대가 저물게 된다.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새로운 총재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임명할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우에다 전 심의위원의 2008년 7월 모습. 연합뉴스


첫 경제학자 출신의 일본은행 총재


당초 일본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일본은행 새 수장 유력 후보는 우에다가 아니었다.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68) 일본은행 부총재가 거론됐다. 아마미야 총재 임명설이 보도되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리먼 브라더스 금융 사태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 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국내외 시장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새 총재 임명에 반영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장은 아마미야 기용 소식에 일본이 제로(0) 금리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아마미야가 구로다 총재의 지근거리에서 대부분의 금융정책에 관여한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일본 정부가 경제학자 출신의 우에다를 기용하기로 하면서 달라질 일본의 금융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에다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쿄대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지만, 1985년부터 2년간은 재무성 금융연구관으로, 1998년엔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맡아 2005년까지 일본은행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일본이 경제침체 국면을 맞았던 1990년 당시 그는 일본은행의 제로금리 정책에 찬성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에다에 대해 “20년 넘는 장기 금융완화 정책에 정통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아베노믹스의 끝 올까…10년 구로다 시대 저물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에다의 기용은 지난 10년간 일본의 금융정책을 이끌어온 ‘구로다 시대’의 종말과 같은 의미기도 하다. 구로다는 2013년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 임명으로 일본은행을 이끌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2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장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아베 총리는 ‘세 개의 화살’로 불리는 경제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규제를 푸는 대신, 일본은행을 통해 돈 풀기(양적완화)를 하는 것이었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이 세 화살 중 하나인 돈 풀기를 맡은 인물이 바로 구로다 총재다. 그는 제로 금리를 앞세워 시장에 돈을 풀었다.

일본은행 총재 임기는 5년이지만, 구로다 총재는 연임을 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일본 역사에서 가장 긴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본의 중앙은행을 이끈 총재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부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지금까지 8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지난해 구로다가 이끄는 일본은행만 유일하게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달러당 엔화 가치는 31년 만에 최저 수준인 150엔대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구로다 총재는 금리를 올릴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계속해서 밝혔으나 지난해 12월 장기금리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올리면서 시장에선 ‘사실상의 금리 인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새 일본은행 총재 지명안 소식에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30.44엔으로 전날 대비 강세를 보이며 약 0.7엔 상승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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