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는 비교할 수 없는 ‘챗GPT’ 충격파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3. 2.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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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레터]
비슷한 주제의 글 모두 비슷한 구조 갖게 된다면?
챗GPT가 제시한 구조의 글 저작권은 누구에게?

2016년 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을 코앞에 두고 AI업계는 물론 한국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인간 지성의 최고 정수로 꼽히는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당시 구글은 두 대국자의 승률이 50 대 50이라고 호언했지만, 프로 기사들은 한목소리로 이세돌 9단의 낙승을 예상했습니다. 매경이코노미도 대국 직전에 ‘알파고가 이세돌을 ‘절대로’ 못 이기는 5가지 이유-약한 포석·좁은 시야…아직 한 수 아래’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내보냈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뒷머리가 ‘댕’ 했다면, 지금은 머리 전체가 울리는 수준입니다. 이번에는 ‘챗GPT’라 불리는 채팅 AI입니다. 당시 알파고를 체험할 수 있는 일반인이 거의 없었던 만큼 다들 알파고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존재인지를 체감할 틈이 없었죠. 이번에는 다릅니다. ‘챗GPT’는 누구나 만날 수 있습니다. 저마다 챗GPT의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한 질문을 만들어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챗GPT를 주제로 하는 경제 기사를 써줘”라든지 “챗GPT가 주인공인 소설을 써줘” “미국에 치킨 프랜차이즈를 들고 가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사이코패스 살인에 대한 형량 적용 논문을 작성해줘”라고 하니 “학술 논문은 써줄 수 없지만 대신 몇 가지 가이드라인과 정보를 주겠다”며 6가지 포인트를 나열하는데, 그 순서대로 따라 하면 바로 논문 한 편을 뚝딱 작성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사이코패스 살인 사건 개요: 범죄에 대한 간략한 개요.

양형 지침: 최대·최소 형량과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완화 또는 가중 요인을 포함해 양형 지침 논의.

형량에 영향 미치는 요인: 형량에 영향 미치는 다양한 요인 고려. 범죄자의 나이와 전과, 범죄 성격과 심각성 등.

국제 비교: 서로 다른 국가의 선고 지침을 비교.

양형 가이드라인의 효과에 대한 토론: 사이코패스 살인을 예방하고 저지하는 데 있어 양형 가이드라인의 효과에 대해 진행 중인 논쟁에 대해 토론.

결론: 요점 요약, 최종 결론 제시.

어떤가요? 그냥 이대로 따라 쓰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이제 앞으로 비슷한 주제의 모든 글이 모두 비슷한 구성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유사한 구조를 가진 논문의 저작권은 챗GPT에 있는 걸까요? ‘우연히 구성은 같지만 진짜 순수 창작물’일 경우 이건 나의 온전한 창작물일까요? 온갖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어쩌면 이번 충격파는 처음 인터넷을 알았을 때 또는 처음 스마트폰을 접했을 때의 놀라움과 유사할 듯싶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엄청나게 바꿔놓았던 것처럼 챗GPT도 그럴까요? 많은 기업이 챗GPT와 협력하려 줄을 서고 있다고 하니,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챗GPT가 만들어낼 세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벌써부터 하나둘 나타나고 있는 챗GPT로 인한 각종 이슈와 논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매경이코노미가 이번에도 열심히 취재했습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5호 (2023.02.08~2023.0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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