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2월 10일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
[신은주 기자]
2008년 2월 10일 8시 50분, 여느 날과 다름없는 저녁 시간이었다. 한 통의 전화가 119에 걸려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신고자 : "숭례문, 숭례문, 불났어요, 지금 아래로 막 타요."
119 : "숭례문이 불탄다. 이 말씀이에요?"
신고자 : "네, 타고 있어요. 타고 있어요. 지금, 막."
|
|
| ▲ 채종기씨가 2008년 2월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이후 재판에서 그의 형량은 징역 10년. 2018년에 복역을 마쳤다. 법적인 처벌은 끝났으나, 그는 우리의 역사에서 두고두고 죄인으로 회자될 것이다.
|
|
| ▲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 당시 사진. |
| ⓒ 권우성 |
또한 국보 1호라는 숭례문이 지닌 상징성 때문에 제대로 된 진압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화마는 2층 누각을 모두 태워버렸고 결국 1층 문루라도 지키기 위해 2층 문루의 지붕을 붕괴하고 겨우 진화가 되었다. 숭례문 화재 진압에 소방관, 경찰, 한국전력공사직원 등 동원된 인원은 360명에 고가 사다리차 등 96대의 차량이 동원되었다.
숭례문 화재 이전에도 1984년 화순 쌍봉사 대웅전 전소, 2005년 낙산사 화재 등 많은 목조문화재가 화재에 의해 사라졌는데 특히 숭례문의 경우는 많은 이들이 그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했기에 그 충격이 더했다.
문화재청은 피해현황 등을 조사하였고 3D스캐너를 이용하여 부재의 정확한 위치와 양상을 3차원적으로 기록하였다. 기록화가 종료된 후 피해 부재를 수습하고 응급보존처리를 거쳐 부재보관소로 이동하여 향후 연구와 복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
|
| ▲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 당시 사진 |
| ⓒ 남소연 |
그 자료가 남아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기록은 사라졌고, 불타버린 숭례문을 통해 알아내야 했다. 일각에서는 불타버린 숭례문은 정말 가슴 아프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전통기술과 도구, 재료 등에 대한 고증과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겨났다. 이전의 문화재 보수공사는 전통기술은 사라지고 현대의 도구와 기술을 이용한 흉내내기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이에 지금까지의 관행을 바로잡고 화재 전의 숭례문보다 더욱 조선을 상징하던 그때의 숭례문이 되길 모두 기원했다. 그렇게 2013년 숭례문은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다.
1907년 때 철거된 성곽은 복원하고 1960년대 수리로 크게 변형된 지붕을 원래 구조로 복원했으며 조사연구를 통해 1935년에 잘못된 수리로 인해 숭례문 현판글씨체의 변형을 발견하고 원래의 글씨체로 바로잡는 등 더욱더 한 발짝 역사에 다가갔으나 2013년 5월 준공이 되기 전부터 단청 등이 갈라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전통안료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복원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진행된 결과였다. 또한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감사원의 감사를 거치면서 단청의 재료가 전통재료가 아닌 수입산 안료와 화학접착제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으며 결국 2022년 부실공사가 드러난 단청장에게 정부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안녕하십니까?
숭례문화재 이후 '방재'라는 개념이 부각되었고 이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이어졌다. 2021년을 기준으로 295개의 국보(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등 19곳), 보물(서울 흥인지문 등 171곳), 국가민속문화재(안동 하회마을 등 105곳)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항목별로 조사표를 마련하여 방재설비전문가, 문화재 관계자,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 아래 이루어졌다.
대상문화재의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재난 이력 및 건축물 정보를 수집하고 현장방문에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가스설비와 전기사용 시설 여부를 조사하고 문화유산 주변의 소방서와 경찰서 등의 정보를 첨부하여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동원될 수 있는 관리조직과 인력 등을 파악했다.
이미 설치되어 있는 자동화재 속보설비, 소화기, 소화전 등의 소화설비 시설의 보유 여부와 방범, 방송, CCTV, 침입센서 설치 여부도 조사되었다. 특히 소화설비 등이 주기적으로 점검되고 있는지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문화재 방재의 개선사항 등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
| ▲ 현지 시각 15일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길에 휩싸였다. |
| ⓒ 연합뉴스/AP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역사, 문화, 문화재, 박물관, 책, 삶에 관한 글을 씁니다. 지난해에 <과학으로 보는 문화유산>이라는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또 위성정당으로 총선 치를 겁니까...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라
-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국힘 당권 본선행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무죄도시
- 괴테가 사랑한 맥주, 그 안에 담긴 사연에 반한다
- 한글 늦은 초등학생... 선생님이 "미안해" 한 사연
- 당보다 낮아진 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30%초반...TK에서 12%p 하락
- '디테일에 강한 일본'이라는 찬사를 듣는 진짜 이유
- '성추행 1심 유죄'에도 출근하는 축협 조합장, 3월 선거도 나오나
- [전문] 이재명 "저 죽이려고 죄 만들 시간에 민생에 힘쓰라"
- "검찰 기소 의지 노골적... 이재명 대표, '방어권' 행사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