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져 … 우승 기대감 부푼다"
지난해 7월 전역, 복귀 첫해
실력·정신력·체력 등 최고
"세계랭킹 50위 내 이름 올려
메이저대회 모두 출전하고파"
평범한 선수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거듭나는 데는 1년이면 충분하다. 2016년부터 2017년 초까지 왕정훈(28)이 그랬다. 2016년 5월 DP월드투어 트로피 하산 2세 우승을 시작으로 모리셔스 오픈, 커머셜 뱅크 카타르 마스터스까지 9개월간 3승을 거둔 그는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도 차지하며 특급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뿐만 아니다. 2017년 1월에는 남자골프 세계 랭킹 39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이 아쉬웠다. 왕정훈은 부진이 길어지면서 세계 랭킹이 크게 하락했고 2021년 2월 군에 입대했다. 지난해 7월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DP월드투어에 복귀한 그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세계 랭킹 50위 이내 진입이다. 왕정훈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DP월드투어에서 티타임을 받고 대회에 나갈 수 있어 정말 좋다"며 "지난해 겨울부터 연달아 대회에 출전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7년 전처럼 올해도 즐겁고 재미있게 DP월드투어를 누벼보겠다"고 말했다.
왕정훈이 세계 랭킹 50위를 목표로 잡은 확실한 이유가 있다. 4개의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DP월드투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정훈은 "지금도 머릿속에 마스터스와 디오픈 등 4개의 메이저 대회와 PGA 투어 특급 대회에 출전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다"며 "가슴이 쿵쾅거리는 설렘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다시 출전하게 된다면 특별한 순간을 제대로 즐겨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왕정훈은 최근 경기력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걱정이 없던 건 아니다. 지난 1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패트릭 리드(미국) 등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공동 28위를 차지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왕정훈은 "지난해 11월과 12월 호주에서 대회를 치를 때 '다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엄청났다. 다행히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최근에는 잘하면 우승까지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경기 감각을 제외하고 골프 실력, 정신력, 체력 등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좋아진 만큼 올해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왕정훈이 곧바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노력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부진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전역 후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연습에 몰두했다. 왕정훈은 "골프를 시작한 뒤 이렇게 열심히 한 게 처음인 것 같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골프에 몰두했다"며 "신기하게도 골프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시니어 투어에 가는 것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과 같다면 프로골퍼 왕정훈으로 평생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드라이버샷 거리를 15야드 가까이 늘린 왕정훈은 우승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는 시드 유지를 목표로 잡았는데 대회를 치를수록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가장 욕심나는 대회는 오는 9월 영국에서 열리는 BMW PGA 챔피언십이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한 타 한 타 집중해 열심히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라스 알 카이마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왕정훈은 9일 싱가포르 라구나 내셔널 골프 리조트 클럽에서 열린 싱가포르 클래식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친 왕정훈은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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