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반려견 유치원보다 싸다"…12곳은 올해 인상
대학가에 부는 등록금 인상 바람이 심상치 않다. 9일까지 12개 대학(국공립 8곳, 사립 4곳)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등록금 인상에 대해 “유감”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물가가 치솟으면서 인상 유인이 커지고 있다.
“펫 유치원 비용보다 싼 등록금”…거세지는 인상 요구
대학들은 2009년 이후 이어진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우리 대학 등록금은 전국 대학 중 하위권”이라며 “학생들이 되레 ‘등록금 좀 올려서 화장실 좀 고쳐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동아대는 올해 등록금을 3.9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학기 등록금은 312만8000원(인문사회계열)~505만9000원(의학계열)이다. 이번에 인상을 결정한 교대 8곳은 한 학기 등록금이 159만3000원~180만2000원 선이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등록금 인상을 정치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대학들의 등록금을 보면 이미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보다 싸고, 심지어 펫 유치원보다도 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학원의 재수정규반의 경우 월 수강료가 162만~212만원이다. B학원도 서울 강북권은 105만원, 강남권은 178만7600원이다. 월 학원비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최소 1000만원을 훌쩍 넘어 2000만원에 달한다. 대학 연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가 391만4000원, 사립대가 723만6000원이다. 학원과 대학의 수업 시간이나 과목 수가 같지 않아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학생이 체감하는 총 비용은 학원이 더 크다.
물가 상승하면 등록금도 오른다…“내년이 고비”
하지만 10년 이상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들의 인상 러시를 막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학가는 장 차관이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해서 다른 사업에 불이익을 주지는 않겠다”고 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사립대 총장은 “대학은 불이익이 없을 것이란 발언을 오히려 등록금 인상 허용의 시그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물가 역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학의 등록금 인상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 114명 중 56명(49.2%)은 올해·내년 중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내년 등록금 법정 인상률 한도 예상치(5.5%)를 적용하면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최대 42만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올해 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실제 등록금 인상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아인 프로포폴 의혹에…'바둑 전설' 이창호 팬들 뿔난 까닭 | 중앙일보
- 당구 캄보디아댁 '우승' 또 해냈다…고국 위해 준비 중이라는 일 | 중앙일보
- 아기곰, 아파트서 젖병 물려 키웠는데…60대 부부 참극 뒷이야기 | 중앙일보
- 명품 자랑 일삼던 웹툰 작가도 걸렸다…세무조사 받는 84명은 | 중앙일보
- '에취' 했는데 우두둑…연간 100만명 여성 당한 '소리 없는 뼈도둑' | 중앙일보
- 튀르키예 긴급구호대에 낯익은 얼굴…'콧등 밴드' 대위도 갔다 | 중앙일보
- 여성 가슴 압박한 남성…오직 몸으로 붙는 한국 예능, 전세계 통했다 | 중앙일보
- 잔해 깔린 채 56시간 모유 수유…18개월 아기 살린 엄마의 힘 | 중앙일보
- 아내 살해 후 불태워 시신 훼손…60대 남성 징역 15년 선고 | 중앙일보
- '섹시하고 예쁜 몸' 자랑 아니다…요즘 '맨몸 예능' 뜨는 이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