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울린 '킹달러'…美 기업 실적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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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킹달러(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내수기업보다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조사 결과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년 전보다 8.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가치가 뛰기 전까지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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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기업은 3% 감소 그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해 '킹달러(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내수기업보다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애플도 킹달러의 직격탄을 맞았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조사 결과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년 전보다 8.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이익은 같은 기간 3% 줄어드는 데 그쳤다. S&P500 전체 기업 중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55%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달러 가치가 뛰기 전까지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았다. 해외 시장에서 매출의 50%를 벌어들이는 미국 기업의 이익은 2022년 1분기 18.5% 늘어나 내수 기반 기업(3.3%)의 5배에 달했다. 2분기에도 이익이 12.3% 증가해 내수 기업(1.4%)을 크게 웃돌았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지난해 3분기다. 3분기에는 이익 증가율이 2.7%로 내수 기업(2.3%)과 엇비슷해지더니, 4분기에는 더 줄어 내수기업보다 더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기업인 애플도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72억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 1분기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은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스마트폰, PC 판매 모두 감소했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생산 차질, 거시경제 환경과 함께 달러 강세를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환율 변동분을 조정한 결과 경우 이 기간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달러 가치는 랠리를 이어가다 9월 정점을 찍은 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기업들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일 기준 103.41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8일(95.64)보다 8.12% 높다.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로 Fed가 연내 금리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달러 가치 완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트 오튼 레이몬드 제임스 투자관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향후 달러 약세가 기업 이익에 긍정적일 것이란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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