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쇼트 시네마㉓] '육체의 고백', 위험하고 위대한 사랑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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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러자 다시 기두를 고문하기 시작하고, 어처구니 없이 두 사람은 이를 통해 사랑을 확인한다.
그렇기에 이나는 사랑을 더욱 욕망하고 확인하려 든다.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방식을 탐구하는 신선한 재미가 관전 포인트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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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연인 사이인 이나(이태경 분)과 기두(손용범 분)은 조금 이상한 커플이다. 밤 9시만 되면 기두는 이나에게 고해성사를 한다. 기두는 자신의 죄를 만들어 털어놓고 이나는 죄를 용서하는 행위로 엽기적인 고문을 가한다. 두 사람은 이 행위를 통해 정신적, 육체적 만족을 얻는다.
어느 날 이나는 키스를 하다 기두의 앞니 하나가 의치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며칠 후 기두는 고해성사 시간을 어기고 앞니 의치까지 빠져서 온다. 이나는 "다른 사람과 키스를 하다 빠진 것이 아니냐"라며 추궁을 시작하지만 기두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사실 기두는 자신이 고백하지 않을 때 묘하게 드러나는 이나의 솔직한 표정을 좋아한다.
결국 이나는 바람이라고 확신, 잃어버린 기두의 앞니를 찾아다니며 그의 행적을 조사한다. 그리고 드디어 자연사 박물관 공룡 전시물 앞에서 기두의 앞니를 찾는다. 앞니를 가져가 기두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재촉하지만 기두는 또 다시 입을 열지 않는다. 그러자 다시 기두를 고문하기 시작하고, 어처구니 없이 두 사람은 이를 통해 사랑을 확인한다. 이나와 기두는 의치를 지붕 위로 던지며 "까치야 헌니줄게 새이는 필요 없단다"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나는 기두에게 "나는 네가 병신이었으면 좋겠어"라고 고백한다.
사람에 따라 사랑의 모양은 다르다. 표현 방식도, 받아들이는 자세도 제각각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닌, 마치 다섯 개의 꼭짓점을 가진 별 모양 같다. 하트 모양 속 별난 별 모양을 가진 서로를 알아보고 오차 없이 포개어 질 때 더 없는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이 사랑에 확신이 사라지자 차올랐던 벅찬 설렘과 기쁨은 한 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렇기에 이나는 사랑을 더욱 욕망하고 확인하려 든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도 아무렇지 않게 실행한다. 김가은 감독은 '육체의 사랑'이 "사랑은 위험하고 위대하다"에서 출발한 기획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방식을 탐구하는 신선한 재미가 관전 포인트인 영화다.
영화는 B급 리듬으로 진행된다. 이태경과 손용범은 코믹하고 엽기적 소재를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럽게 연기해 재미와 신선함을 이끌어낸다. 다소 엽기적인 고문 장면과 도구들이 등장해도 과하지 않게 희석되는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러닝타임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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