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이 주권 위협하면 행동할 것, 단결해야 승리”

전웅빈,권지혜 2023. 2. 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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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서 ‘경고’
‘바이 아메리칸’ 연방 건물로 확대
中 “모욕… 경쟁 관계 정의 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웃으며 기립박수를 치고 있는 반면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와 자국산 우선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중국을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주권을 위협할 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찰풍선 문제를 겨냥한 직접 경고 메시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강하게 만들기 위한 투자에 사과하지 않겠다며 수출통제와 자국산 우선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특히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 제품 구매) 정책을 연방 기반시설 건설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에 이익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 분명히 밝혔듯 중국이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고, 실제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미 본토 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전역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기후와 세계 보건, 식량 불안정, 테러, 영토 침략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를 다시 결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혁신과 미래를 좌우하고 중국 정부가 장악하고자 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맹에 투자하고, 첨단기술을 우리 상대로 역이용하지 못하게 보호하는 것, 군을 현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중국 수출규제와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는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은 강화되고 있고,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태평양과 대서양 파트너 사이에 다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맞서는 이들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배우고 있다. 미국을 상대로 베팅하는 건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회복과 고용창출 등 지난 2년간의 성과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위기에 빠질 때보다 더 강하게 위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국가”라며 “미국의 공급망이 미국에서 시작되도록 확실히 하고 있다.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목재와 유리, 석고보드, 광섬유 케이블 등을 언급하며 “연방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모든 건설 자재를 미국에서 만들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의 도로와 다리, 고속도로는 미국 제품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과의 협치도 강조했다. 그는 “싸움을 위한 싸움, 갈등을 위한 갈등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지난 의회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다면 새 의회에서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화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주요 의제에 대해서는 강공을 펼쳤다. 특히 “누적된 국가부채의 거의 25%가 전임 정권(트럼프 행정부)에서 발생했고, 당시 의회는 조건 없이 세 번이나 부채 한도를 올렸다”며 “오늘 의회가 이를 따를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 조건으로 지출 삭감을 내걸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IRA 폐기와 처방약 비용 인상, 낙태금지법 통과 등 공화당의 대정부 압박 의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대해 미국과 협력·공존을 추구하겠지만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은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경쟁의 기치를 든 채 일국을 모욕하고 다른 나라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제한하면서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손상을 불사하는 것은 책임 있는 대국이 할 일이 아니다”며 “우리는 경쟁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지만 경쟁으로 미·중 관계를 정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인식을 확립하고 실용적인 대중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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