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정부 투쟁 고집, MZ 무시… 시대 변화 거부하는 민노총

2023. 2. 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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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어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개혁 거부, 반정부 투쟁 지속을 분명히 했다.

그는 "MZ세대는 이런 대중적 반미투쟁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노조 활동을 하다 보면 정치 문제 개입이 노동자 삶을 바꾸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도 지난 사건을 노동자 권익 확보의 사례로 든 것도 우습지만 'MZ 노조도 결국 우리처럼 정치 투쟁을 하게 될 것'이란 발상은 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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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대의원 대회에서 통과된 올해 추진 사업 계획과 투쟁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어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개혁 거부, 반정부 투쟁 지속을 분명히 했다. 최근 비정치적 노동협의체를 결성하려는 MZ세대의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 경험이 없어서 그런다”며 평가절하했다. 기존의 구태스러운 정체성을 여전히 고수했을 뿐 아니라 꼰대적 마인드까지 가감없이 표출했다. 왜 민노총이 시대 변화를 한사코 거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양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으로 규정지었고 5월 총궐기·7월 대규모 총파업의 반정부 투쟁을 전면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중 국민 지지를 가장 많이 받은 건 노동개혁이다. 그만큼 민노총 등 거대 노조의 문제점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정치 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화물연대가 파업을 도중 철회하고 민노총이 총파업을 접은 게 불과 두 달 전이다. 그럼에도 투쟁 일정을 미리 짜놓고 정부와의 맞대결을 선포했는데, 이 자체가 무리수임을 모르다는 말인가.

MZ세대를 보는 시각도 어이없다. 양 위원장은 MZ 노조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겠다고 하자 뜬금없이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MZ세대는 이런 대중적 반미투쟁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노조 활동을 하다 보면 정치 문제 개입이 노동자 삶을 바꾸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도 지난 사건을 노동자 권익 확보의 사례로 든 것도 우습지만 ‘MZ 노조도 결국 우리처럼 정치 투쟁을 하게 될 것’이란 발상은 오만하다. 노동운동도 공정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민노총의 독단적인 사고는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관성적 투쟁보다는 사회문제화된 깜깜이 회계 공개, 건설현장에서의 무법 행위 사과에 나서는 것이 국민 지지를 조금이나마 받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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