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납득 어려운 곽상도 뇌물 무죄… 50억 클럽 수사 더욱 철저히

2023. 2. 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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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장동 사건 뇌물 혐의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세금 25억원 포함)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 돈은 아들 곽씨가 받은 것이지 아버지 곽 전 의원이 받은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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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장동 사건 뇌물 혐의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선고 결과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의 역량 부족 탓인지, 재판부의 법리 판단에 문제가 있었는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선고 결과는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다. 이번 재판이 2심, 3심에서도 그대로 확정된다면 ‘금수저’들의 ‘아빠 찬스’가 용인되는 선례가 될 것이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세금 25억원 포함)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 돈은 아들 곽씨가 받은 것이지 아버지 곽 전 의원이 받은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들이 받은 돈의 일부라도 아버지에게 전달됐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또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들이 받은 돈의 성격을 아버지의 알선수재 행위의 대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 곽씨는 대학을 졸업한 2015년 화천대유에 입사해 5년10개월간 근무하면서 월 급여 233만~388만원을 받았다. 이 정도 근무 기간과 급여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은 23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곽씨가 받은 돈은 통상적인 퇴직금의 217배가 넘는다. 웬만한 대기업 전문경영인들의 퇴직금을 훨씬 뛰어넘는다.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젊은 곽씨의 퇴직금은 또래 젊은이들은 물론 수십년 경력의 대기업 임원들조차 초라하게 만든다. 화천대유가 비상식적으로 많은 금액의 돈을 곽씨에게 준 배경에는 비상식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 재판은 그런 합리적 의심을 전혀 풀어주지 못했다.

금수저가 받은 돈이 아빠에게 전달된 사실이 없고 아빠의 직무와 무관하다면 고위직 자녀가 소속 회사로부터 아무리 많은 돈을 받아도 괜찮다는 건가.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보면서 불공정하다며 좌절하지 않을까 싶다. 검찰은 당연히 항소해야 하고,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 등 다른 ‘50억 클럽’ 멤버들에 대한 수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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