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62) 3월이 오면

2023. 2. 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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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3월이 오면
김영교(1935∼ )

기쁜 소식 한 배낭 지고
까치 새가 앉아 울고

햇살도 안아 보고
달빛도 안아 보고

기왕에
벗을 것이면
맨발 벗고 오려무나
-햇덩이를 건지다(일광)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맙시다

김종해 시인은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그렇다. 겨울은 어둡고 엄혹(嚴酷)하지만, 봄은 반드시 온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린다. 꽃필 차례가 바로 내 앞에 있으니까…….

김영교 시인이 기다리는 봄도 그러하다. 3월은 ‘기쁜 소식’을 ‘한 배낭 지고’ 올 것이다. 그 봄에는 ‘햇살도’ ‘달빛도’ 안아보련다. ‘맨발 벗고’ 달려올 봄을 기다리는 2월은 그래서 희망의 달이다.

힘든 이여, 아픈 이여, 외로운 이여. 희망을 잃지 말자. 긴 삶을 견디며 살아온 시인들의 예언처럼 꽃필 차례가 그대 앞에 반드시 올 것이다. 입춘, 대보름 다 지나고 저만치서 3월이 오고 있다. 살갗에 와 닿는 바람이 벌써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가?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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