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간부 집단 괴롭힘에 목숨 끊었다…'GOP 총기 사건' 실체
지난해 11월 강원도의 한 최전방 감시 초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이등병은 부대원과 간부까지 가담한 집단 괴롭힘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최근 파악됐다.
8일 군에 따르면 군 경찰은 숨진 김모 이병을 괴롭힌 의혹을 받는 부대원 8명을 민간 경찰에 이첩해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이며, 간부도 가담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유족 측에게 통보했다.
김 이병은 작년 11월 28일 오후 8시 47분께 강원도 인제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경계근무 중 몸에 총상을 입은 채 사망했다.
군 당국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김 이병은 결국 숨졌다.
김 이병은 지난해 9월 입대 후 신병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군 당국과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총기 상태, 김 이병과 함께 경계근무를 선 병사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이병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관련 조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동료 병사 8명의 집단 괴롭힘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이병은 오랜 해외생활로 한국 문화에 익숙지 않았는데, 이를 문제 삼아 면박을 주는 등 정신적인 괴롭힘이 이어졌던 것으로 군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4용지에 부대원의 관등성명 등을 빼곡히 적어 암기하도록 강요하고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막아야 할 부대 간부도 집단 괴롭힘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군 경찰은 보고 있다.
육군 측은 “오늘 유족에게 최종 수사결과를 설명해 드렸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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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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