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진통제 많이 구매하는 여성, ‘이 암’ 많다는데…

오상훈 기자 2023. 2. 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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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은 사망률이 높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처방전이 필요 없는 진통제와 소화제를 자주 구매하는 여성은 난소암 진단 비율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원세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게 어려운 영국에서 난소암 진단의 보조적 수단을 개발하고자 시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표본이 적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소화불량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난소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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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난소암은 사망률이 높다. 증상이 모호해서 진단을 받았을 땐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처방전이 필요 없는 진통제와 소화제를 자주 구매하는 여성은 난소암 진단 비율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쉽게 말해 약물 구매 이력으로 난소암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건데, 사실일까?

◇난소암 진단 8개월 전부터 소화제 구매 비율 증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팀은 약물 사용과 난소암 진단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활용해 18세 이상 여성 중 난소암 환자 153명과 난소암을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 120명을 모집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의 6년 동안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그랬더니 난소암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진통제나 소화제를 처방받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암 진단 8개월 전부터는 그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연구의 참여자이자 난소암 환자인 피오나 머피는 “나는 난소암 진단을 받기 전 18개월 동안 개비스콘을 달고 살았는데 이것이 난소암과 관련 있다는 걸 알았다면 더 빠르게 병원에 방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저자 제임스 플래너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난소암 환자들이 진단 훨씬 전부터 스스로 치료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난소암 조기 진단과 환자의 치료 옵션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난소암 증상 자체가 비특이적인 소화불량이기 때문
전문가들은 진통제나 소화제 복용이 난소암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 소화불량을 유발했을 생활습관도 마찬가지다. 대개 스트레스나 안 좋은 생활습관은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원세연 교수는 “안 좋은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가 암 발병에 영향을 끼칠 순 있겠지만 난소암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가장 타당한 시각은 소화불량이 난소암의 증상이라는 것. 난소암은 조기진단이 어려운 암이다. 증상들이 ▲식욕 부진 ▲복부 팽만 ▲복통 ▲잦은 요의 등으로 비특이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는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들은 반복되는 소화불량으로 내과를 거쳐 산부인과에 방문한 뒤 진단받는다”며 “이런 증상들도 암이 꽤 진행되고 나서야 나타난다”고 말했다.

◇내과 진료 받아도 소화불량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화불량이 반복되더라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소화불량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원세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게 어려운 영국에서 난소암 진단의 보조적 수단을 개발하고자 시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표본이 적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소화불량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난소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단, “만약 50~60대 여성인데 내과적 치료를 받아도 소화불량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초음파 검사 정도는 권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교수는 “그나마 확실한 난소암 위험 요인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경구피임약 복용이나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이 권장된다”며 “아직까지 소화불량이 난소암 진단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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