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천안 예수상’ 관계자 모두 ‘모르쇠’ 발뺌

장창일 2023. 2.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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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이름을 앞세워 교회로 침투하는 (기독교 테마파크와 같은) 일들을 교회 정화 차원에서라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기독교기념관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한교총도 기독교 이름이 도용되는 일에 철저히 반대하고 다음 임원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한국교회를 보호하는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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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연합기구 줄지어 ‘기독교 테마파크 주의보’ 발령
적극 가담한 관계자들은 정작 침묵·부인으로 일관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예수상'과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밝힌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140번지의 왼딴 건물에 홍보물이 붙어 있다. 국민일보DB

“기독교의 이름을 앞세워 교회로 침투하는 (기독교 테마파크와 같은) 일들을 교회 정화 차원에서라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기독교기념관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대표회장은 국민일보의 잇따른 보도로 불투명한 실체가 드러난 예수상 건립 사업과 관련해 “한국교회가 예수상과 같은 논란에 빠져들지 않아야 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교단마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교총도 기독교 이름이 도용되는 일에 철저히 반대하고 다음 임원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한국교회를 보호하는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추진하는 기독교 테마파크를 둘러싼 우려가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한국교회언론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도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 논란에 대해 “한국교회가 너무 미온적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언론회는 “논란이 되는 예수상 문제가 불거지며 교계 일간지(국민일보)에서 수차례 보도한 바 있지만, 여전히 예수상을 세우겠다는 단체(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에는 ‘협력 기관’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주요 교단과 단체들 이름이 자그마치 90여 개나 올라가 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신속하게 교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언론회는 “교계 밖에서는 이만큼 한국 교계가 협조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결국 피해는 한국교회가 입게 된다”면서 “더불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에 필연코 투자자를 끌어들일 텐데 이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의의 피해자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해당 지자체로부터 건축허가가 취소됐고, 대표자의 신분과 행적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교계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신속하게 밝히고 한국교회의 이미지 실추를 막고,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천안시는 해당 사업의 허가를 취소했다. 천안시청 건축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게 맞냐”고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불행히도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추진한다는 모든 사업은 좌초하고 말았다. 사실 이들이 하겠다는 사업의 실체가 기독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납골당 사업’으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기독교 테마파크’를 세우겠다고 주장하는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다. 교계와의 유착관계도 이어지고 있어 의구심을 낳는다.

사업 초기부터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교연과 황 이사장 측은 정말로 할 말이 없는 걸까.

이미 황 이사장이 주도한 납골당 사업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분수령은 다음 달 초에 있는 이 소송의 첫 판결이다. 판결 이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4층에 있는 한국기독교기념관 사무실에서는 요즘도 아침마다 직원예배가 진행된다고 한다. 무엇을 위한 예배일까. 사업의 재개를 바라는 예배인지, 투자자 모집 확대를 원하는 기도인지는 알 수 없다. 기도하고 예배를 드릴 때인지 묻고 싶다.

지금은 애써 평온을 찾을 때가 아니고 해명해야 할 때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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