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수능 ‘4·2·2·3·5′ 등급”…의대 합격 성적에 시끌
수학능력시험(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지방국립대 의예과에 ‘4·2·2·3·5′ 등급으로 합격했다는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지역인재(저소득) 전형으로 합격한 것인데, 이를 두고 “역차별”이라는 의견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 걸 인정해주는 전형”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시 4·2·2·3·5가 의대 합격한 거 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한 오픈채팅방 참가자는 지난 6일 지방국립대학 A대학 총장으로부터 받은 의예과 합격통지서를 공개하며 “의대 붙었다”고 알렸다. 합격한 전형은 ‘지역인재(저소득)’로, 이 참가자는 채팅방의 다른 참가자가 수능 등급을 묻자 “부끄럽지만 4·2·2·3·5″라고 밝혔다. 해당 숫자는 순서대로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2개 과목 선택) 등급을 의미한다.
작성자는 “수시도 아니고 무려 정시”라며 “아무리 기회균형(전형)이어도 저 성적이 의대 합격한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A대학의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정시 모집인원 공고를 보면 A대학 의예과 정시 모집 인원은 총 48명으로, 이중 일반 전형으로 19명, 지역인재전형으로 26명, 지역인재저소득층전형으로 3명을 모집했다.
특 이번 정시에서 지역인재저소득층전형에 총 8명이 지원해 이중 성적이 높은 3명의 학생을 선발했는데, 해당 전형의 경우 먼저 모집한 수시전형에서 최저등급 미달 등의 사유로 입학정원이 채워지지 않아 정시 모집 인원으로 충원했다는 게 A대학 측 설명이다.
A대학 관계자는 “다양한 입시 전형에 따라 입시 성적 또한 학생들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전형 별로 성적이 높은 학생들 순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픈채팅방에 공개된 입시 성적의 진위 여부와 관련해서는 “입학 성적은 학생들의 개인정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과 시행령이 바뀜에 따라 2023학년도 대학 입시는 비수도권 지역 의대·치대·한의대·약대가 전체 정원 4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했다.
지역인재전형은 대학교 소재지와 같은 권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으로, 지역 인재를 지역내에서 육성하기 위해 이 같은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인재 저소득층전형은 이중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온라인상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역인재전형이 ‘역차별’이라며 해당 전형이 성적 우수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짓말이라고 해줘라. 너무 억울하다” “입학 성적이 대학 때 성적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4등급 이하 의대생은 처음 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는데 2등급이 2개나 되면 공부 열심히 했을 것” “부정 입시도 아니고 의대 공부 따라갈 수만 있으면 입학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이런 학생들 대학 가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있는 전형” 등 입학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입시 전문가는 해당 학생의 입학 사례가 학령인구가 줄어든 데다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비중이 높아지면서 생긴 하나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줄어든 학령인구를 생각하지 않고 지역인재 비율만 높여 생긴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과거에 비해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인재 비율까지 높이다 보니 과거에는 의대 입시가 불가능했던 수능 성적으로 최상위권 학생들만 가던 의대를 입학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나도 이 성적으로 의대를 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의대를 지원하는 쏠림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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