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딸 손 끝내 놓지 못한 아빠…전세계 울린 튀르키예 비극

하수영 2023. 2. 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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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15세 딸의 손을 꼭 붙잡은 아버지 메수트 한제르. AFP=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가 속출하고 있다.

AFP 통신은 7일(현지시간)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 메수트 한제르의 사진을 보도했다.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에 사는 그는 무너져내린 아파트의 폐허 더미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15세 딸 이르마크 한제르의 손을 꼭 붙잡고 있다.

이르마크는 지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창문, 벽돌 등 잔해에 깔려 숨졌다.

이후 구조 당국과 시민 여러 명이 이르마크를 비롯한 잔해 속 희생자를 빼내려고 애쓰고 있으나, 구조대가 들어올 도로가 파괴된 데다 악천후까지 덮쳐 생존자들은 잔해 속 가족을 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사진 속 안타까운 부녀의 모습만큼 카라만마라슈의 고통을 잘 드러내는 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카라만마라슈는 이번 지진의 진앙 부근인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북쪽으로 불과 약 80㎞ 떨어져 있다.

이번 지진으로 숨진 아기를 품에 안은 아버지. AFP=연합뉴스

튀르키예와 함께 지진 피해를 본 시리아에서도 지진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AFP 통신은 이날 북서부 알레포주 아프린시 잔다리스 마을에서 한 시리아인 아버지가 이미 숨진 아기를 품에 안고 애통해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함께 보도했다. 사진 속 아버지는 붉은색 담요로 아기를 감싼 채 폐허가 된 건물 잔해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프린시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해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다.

한편 현재까지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숨진 이들은 8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집계한 수치로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자 2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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