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극' 뒷심 발휘한 삼성화재, 394일 만에 대한항공 잡았다
[유준상 기자]
최하위의 반란이 계속 이어졌다. 삼성화재가 394일 만에 대한항공을 꺾었다.
삼성화재는 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4-26, 22-25, 25-21, 25-19, 15-12)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전에서 승리를 기록한 것은 지난 시즌 4라운드 맞대결(2022년 1월 9일, 세트스코어 3-2) 이후 처음이다.
▲ 7일 대한항공과의 원정 경기에서 34득점을 올린 삼성화재 이크바이리 |
ⓒ 한국배구연맹(KOVO) |
대한항공은 100%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장염 증세를 보인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종아리 부상을 입은 곽승석이 나란히 코트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신해 임동혁과 정한용이 선발로 출전했다.
접전 양상으로 펼쳐진 1세트를 잡은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24-24에서 김정호가 서브 범실을 기록했고, 25-24에서 한선수의 디그 이후 정한용의 토스를 받은 정지석이 C속공을 완성해 듀스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이 웃었다. 22-21에서 긴 랠리 끝에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23-22에서는 정한용의 후위공격,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이크바이리)의 공격 범실로 그대로 2세트가 끝났다. 특히 정한용은 2세트에만 8득점을 올리며 곽승석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시즌 초반의 삼성화재였다면 무기력하게 무너졌을 법도 하지만, 이날의 삼성화재는 달랐다. 팽팽한 접전 속에서도 3세트 중반 이후 줄곧 리드를 지켰다. 23-21에서는 김정호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졌다.
상대의 빈 틈을 놓치지 않은 삼성화재는 4세트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3-13에서 이크바이리 홀로 4연속 득점을 올린 장면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이호건의 서브 에이스까디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대한항공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 |
ⓒ 한국배구연맹(KOVO) |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정한용이 나란히 팀 내에서 최다득점(18득점)으로 분전했고, 4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김민재(13득점)가 힘을 보탰으나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특히 최근 장염을 앓았던 임동혁(12득점)이 3세트에만 두 차례의 후위공격 라인 침범을 지적받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컨디션이 점점 떨어졌다. 그러나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가 두 명이나 있어 책임감을 갖고 코트에 나서야 했던 임동혁이다.
원정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삼성화재에서는 단연 이크바이리(34득점)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55.56%)을 나타낸 것이 고무적이었다. 블로킹 1개, 서브 에이스 1개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각 3개 이상 기록하는 것)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화재의 승리에 이크바이리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선 이크바이리를 받쳐준 김정호(19득점)가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1~5세트 모두 선발로 시작한 그는 김상우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남자부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든 김준우(11득점)의 활약도 쏠쏠했다. 특히 상대의 블로킹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속공 등 신인답지 않게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격 성공률도 63.64%에 달했다.
이밖에 수비 쪽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한 리베로 이상욱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디그(11개)를 기록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한항공의 서브 에이스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전반기에 무기력했던 만큼 봄 배구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삼성화재의 배구는 그렇게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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