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문동은, 화상 흉터 계속 긁는 이유… 해결법 있을까?

이슬비 기자 2023. 2. 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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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의 가장 흔한 후유증은 만성 가려움이다. 사진은 더 글로리 문동은 화상 흉터./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 캡처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은 학교폭력 주동자인 박연진(임지연)의 미용도구 고데기로 신체 곳곳이 지져져 화상을 입는다. 깊게 새겨진 화상 흉터는 아로새겨진 마음의 상처처럼 성인이 돼서도 온몸에 남는데, 17년이 지난 뒤에도 문동은은 화상 흉터를 가려운 듯 긁는다. 정말 화상 흉터는 이렇게 오래도록 가려운 걸까?

◇화상 가장 흔한 후유증, 만성 가려움
실제로 화상 환자가 가장 흔히 호소하는 후유증은 만성 가려움이다. 화상을 입고 3개월 후에도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는 87%, 2년 후엔 67%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환자 피부 상태나 화상 범위에 따라 가려움이 전혀 없거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화상 범위가 넓고 깊이가 깊다면 보통 가려움이 수년 이상 오래간다. 고려대 안산병원 유화정 교수는 "문동은처럼 180~200도 되는 봉고데기에 접촉해 화상을 입게 되면 진피 깊숙이까지 열전달이 돼 당연히 흉터가 깊게 남게 된다"며 "화상의 원인이 뜨거운 국물일 때도 흉터가 크게 남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물집이 생기면 회복이 잘 되는 편이며, 2주 안에 회복되면 흉터 없이 낫기도 한다.

◇만성 가려움 치료 방법, 여러 연구 나오고 있어
만성 가려움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포막에서 통증이나 열감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TRP(transient receptor potential) 채널이 크게 관여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2014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이 62명의 환자를 모집해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 43명과 호소하지 않는 환자 19명의 피부조직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화상 환자는 TRP 채널 중 TRPV3, TRPV4, TRPA1가 활성화돼 있었는데,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그중에서도 TRPV3 발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화상 흉터에 TRPV3를 증가시키는 카바크롤(carvacrol) 성분을 발랐더니 실제로 가려움증이 증가했다는 후속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아직 TRPV3 활성을 감소시키는 등 가려움만 한정해 치료하는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가려움 증상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을 처방하고 있지만, 화상 흉터로 인한 가려움에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해서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려움증에 특화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 흉터 치료로 가려움증 완화할 수 있어
지금은 가려움증만 치료하기보단 화상 흉터를 전체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유화정 교수는 "보편적으로 화상 흉터에는 프락셔널 레이저나 PDL(Pulsed dye laser)을 기반으로 스테로이드 병변 내 주사,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흉터를 치료해 전체적인 화상 흉터 증상이 완화되면서 가려움증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PDL은 혈관 레이저로 예전부터 흉터에 많이 사용되던 레이저다. 붉은 기 흉터에 주로 사용된다. 피부에 화상을 심하게 입으면 피부가 오그라지면서 딱딱해지는 구축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땐 프락셔널 레이저가 효과적이다. 프락셔널 레이저는 작은 점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비정상적인 흉터 조직은 없애고 주위에서 새롭게 건강한 조직이 나오게 한다. 유화정 교수는 "최근 프락셔널 레이저이 피부 구축을 해결되고, 결도 부드럽게 하며 오래된 가려움증도 완화한다는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팔꿈치, 손목 등 관절이 포함된 피부에 화상을 입어 관절 사용이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얼음보단 차가운 물 대야
한편, 갑자기 화상 사고를 당했다면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깨끗하고 흐르는 찬물에 15~20분 정도 대고 열을 식혀줘야 한다. 문동은은 눈으로 화상 부위를 식힌다. 이렇게 눈, 얼음 등 매우 차가운 물체로 문지르게 되면 통증은 완화할 수 있지만 상처의 손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삼가야 한다.

뜨거운 물이나 국을 전신에 뒤집어쓰거나 매우 큰 화염에 휩싸이는 등 생명에 관계되는 큰 화상은 병원에서 빨리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옷 위로 뜨거운 물이나 국 등이 쏟아져 피부와 옷이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일단 찬물로 열을 식힌 후 옷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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