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앨범 낸 '30호가수' 이승윤/ '방구석 음악인'은 이제 그만! [권혁재의 사람사진]

권혁재 2023. 2. 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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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의 사람사진/ 이승윤


그는 ‘30호 가수’였다.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는 ‘30호 가수’로 불린 게다.
JTBC ‘싱어게인 무명가수전’이니 이름은 가려져야만 했다.

이렇듯 이름은 가렸지만,
경연 내내 ‘30호 가수’는 장안의 화제였다.

‘어떠한 틀, 공식, 시선에 갇히지 않는 그만의 소리’라는 심사평에다
급기야 그의 노래를 두고 ‘장르가 30호’라 일컬을 정도였다.
나아가 우승까지 그의 몫이었다.

이를 계기로 음악인으로 살아온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2020년 12월 31일까지만 음악을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습니다.
창작자로 살아오면서 주변에 폐를 너무 끼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차마 취미로 할 순 없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그냥 음악을 하지 말자 싶었죠.”

기타 하나 들고 이름 없이 나선 '30호 가수', 그에겐 이 '이름 없음'이 그의 음악을 위한 배수진이었다.

그의 자작곡 ‘무명성 지구인(2018년)’ 가사에도 심경이 오롯이 담겼다.
‘이름이 있는데 없다고 해. 명성이 없으면 이름도 없는 걸까.’

결국 무명인 ‘30호 가수’로 나선 ‘싱어게인’이 배수의 진이었던 게다.
그는 당시의 자신을 ‘방구석 음악인’이라 칭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문밖으로 나오기를 망설였어요.
100% 자기만족을 위한 창작이라면 작품을 방안에 걸어두기만 해도 되겠죠.
하지만 내가 만든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좋겠다는 욕망도 있잖아요.
친구들조차 제 음악을 안 들어주는데 누가 들어줄까,
아무래도 나는 대중성은 없나보다 하며 스스로 한계를 지었던 거죠.”

노래를 청하자 그는 ‘이백서른두번째 다짐’을 불렀다. '멈춰 있는 시간 위에 노래를 부르자'는 가사 또한 그만의 이야기일 터였다.

‘싱어게인’ 우승을 하면서 이젠 ‘30호 가수’가 아니라 이승윤으로 불린다.
홀로 되뇌었던 이름이, 누구나가 부르는 이름이 된 게다.

최근 그가 정규 2집 '꿈의 거처'를 발매했다.
제목을 본 순간 인터뷰 당시 그가 들려줬던 꿈이 떠올랐다.
“죽기 전 명곡을 써서 노래가 이름 앞에 오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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