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여기 있다고? 유일무이, 빈티지 아트북을 만날 수 있는 곳

2023. 2.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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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희귀한 아트북들을 만날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이 생겼다. 한 세기 전에 출판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부터 피카소의 투우 석판화만을 모은 단 하나뿐인 책까지, 서울아트책보고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빈티지 아트북 7선.

① 〈산만하신 신〉(1994, Arte Duchamp)

이탈리아 사르데냐 출신의 예술가 마리아 라이가 실로 수놓아 만든 책. 사르데냐 지방에 전해져 오는 신의 전설을 마리아 라이가 스티치 작업으로 기록한 책이다. 구전으로, 그리고 실로 이어지는 신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시끌벅적하며 경이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제자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마라스는 라이에게서 영감을 받아 매 컬렉션에 실을 꿴 룩을 선보인다는 사실.

② 〈투우사들〉(1961, George Braziller)

피카소의 세계에서 투우는 매혹과 긴장의 소재였다. 피카소는 인간과 소가 맞서는 투우에 광적으로 열광해 투우장에 빈번히 드나들었으며,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과 현란한 박진감을 담아낸 그림을 그렸다. 이 책엔 흑백 담채로 다양하게 변주한 강렬한 103점의 투우 그림이 담겨 있으며, 수록된 그림들은 피카소 청색 시대 그림의 주요 모델이었던 자우메 사바르테스가 선별한 것이다.

③ 〈폴 베를렌: 우아한 향연〉(1944, Albert Messein)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의 시집에 마리 로랑생이 그림을 그린 나긋하고 아름다운 한 권. 랭보의 연인으로 유명한 베를렌은 18세기 로코코 시대 근대의 우수와 권태를 노래했고, 로랑생은 그의 시어 속 뉘앙스들을 휘어지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섬세하게 그려냈다. 로랑생의 드문 컬러 동판화를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책. 종이를 제본하지 않고 포개어 만든 애서가를 위한 책이다.

④ 〈빨간 모자〉(1965, Adrien Maeght Editeur)

책을 펼치면, 수수께끼를 풀 듯 그림을 읽게 된다. 이건 등장인물을 점과 선, 면, 색깔로 표현한 색다른 버전의 〈빨간 모자〉니까. 고전 동화를 시각적으로 기호화해 낯설게 하는 일러스트를 그리고, 아코디언 형태의 책들을 만든 바르자 라바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1965년 초판본으로, 1971년 재출간한 버전은 MoMA에 소장돼 있다.

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930, The Black Sun Press)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화가들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살바도르 달리, 막스 에른스트와 함께 화가가 그린 3대 책으로 꼽히는 마리 로랑생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옅은 파스텔컬러로 말갛게 그린 ‘앨리스’가 더없이 사랑스럽다. 면섬유 종이를 사용해 석판화 아틀리에 ‘Desjobert’에서 제작한 한정판 초판본으로, 약 1백 년이 흘렀지만 앨리스의 모습은 생생하다. 묘한 멜랑콜리가 느껴지는 포근한 책.

⑥ 〈나의 화가에게 보내는 편지〉(1965, Librairie Academique Perrin)

빛이 쏟아지는 듯 다채로운 색채, 리드미컬한 화풍, 자유로운 붓 터치로 ‘바캉스의 화가’라고도 불린 라울 뒤피의 서신과 석판화를 엮어낸 책. 뒤피의 그림뿐 아니라 샤갈과 뷔페 등 동료 화가들과 우정을 나눈 편지, 그림들이 수록돼 당대 화가들의 전시장과 일기장을 오가는 듯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케이스의 그림은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전기 전시관에 전시된 거대한 벽화(한동안 세계 최대의 그림으로 기록됐다) ‘전기의 요정’ 일부다.

⑦ 〈악의 꽃〉(1985, Les Bibliophiles de L’Est)

지중해와 북아프리카풍의 생생한 그림을 꽃피웠던 화가, 로제 베좀브가 보들레르의 시에 그림을 그렸다. 형형색색 꽃과 고양이, 여성의 모습을 몽타주해 인쇄와 석판화를 섞은 방식이 인상적이다. 피카소, 마그리트와의 작업으로 알려진 판화 제작자 앙리 데샹이 무를로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150부 한정판의 귀한 초판본. 시의 행간 사이에 그려진 그림들이 위트 있다.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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