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발굴 헤매다 본업 부진 시달리는 GS리테일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2. 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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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빨간불’…편의점 1위 수성 삐거덕

GS리테일이 신사업 투자에서 잇달아 손실을 보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계획으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공개된 투자 성적표는 암울하다. 2021년 2월 508억원을 지분 투자한 메쉬코리아(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는 한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자금난으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GS리테일은 메쉬코리아 투자금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손상차손으로 반영할 전망이다. 배달 시장 공략을 외치며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위대한상상(요기요 운영사)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신사업이 본업 경쟁력까지 발목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사업에 역량이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편의점 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업계 매출 2위 BGF리테일과 매출 격차는 1000억원대로 좁혀졌고, 매장 수는 역전됐다.

2025년 25조원 거래액 가능할까

시장 전망 실패했나…계륵 된 신사업

GS리테일은 2021년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 뒤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신사업을 앞세워 2025년까지 거래액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2022년 초 비전선포식에서 “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퀵커머스, 반려동물, 식품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거래액 25조원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GS리테일 연간 거래액은 15조5000억원이다. 거래액 약 10조원을 늘려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허 부회장 일성은 신사업에 대한 GS리테일의 목마름과 함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신사업은 계륵이 됐다.

무엇보다 신사업 매출 증가세가 꺾였다. GS리테일은 신사업을 ‘공통·기타’ 사업 부문으로 분류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공통·기타 사업 부문은 2022년 3분기 매출 108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1254억원)와 비교하면 13.7%, 1분기(1466억원)와 비교하면 26.1% 감소했다. 수익성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22년 3분기 공통·기타 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536억원. 2022년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553억원, 6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1~9월 누적 적자만 175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실적 개선이 절실하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짙다. 일부 신사업 업황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재무적 투자자(FI) 두 곳과 CDPI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한 위대한상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S리테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CDPI 컨소시엄은 2022년 상반기 6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모바일 주문 건수(요기요, 요기요 픽업, 우딜 포함)도 2분기 106만건에서 3분기 91만건으로 줄었다.

신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자 GS리테일도 신사업 투자 계획에 변화를 주고 있다. GS리테일은 2022년 초 6072억원을 신사업 등 공통·기타 사업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2년 9월 말 기준 집행된 투자 금액은 587억원에 불과하다. 신사업 추가 투자 계획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투자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계획 대비 집행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업도 이상 징후…영업익 25.4%↓

신사업 한눈팔자 1위 위협하는 CU

신사업에 방점을 두면서 본업도 흐릿해지고 있다는 뼈아픈 평가다.

GS리테일 본업은 편의점 사업이다.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2022년 3분기 GS리테일 매출(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8조3379억원. 이 중 5조7922억원이 편의점 사업에서 발생했다. 신사업이 부진하고 적자가 지속돼도 GS리테일이 견뎌낼 수 있는 것은 편의점 사업의 존재 덕분이다. 반대로 편의점 사업이 삐걱거리면 신사업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본업인 편의점 사업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그간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와 수천억원의 매출 격차를 냈다. 흔들림 없는 업계 1위였다. 2020년 양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S25와 CU의 매출은 각각 6조9715억원, 6조1678억원. 양 사의 매출은 8037억원 차이 났다. 그러나 2021년부터 양 사 매출 격차가 좁혀졌다. 2021년 GS25와 CU의 매출은 각각 7조2113억원, 6조7621억원. 두 회사의 매출은 4402억원 차이로 좁혀졌다. 1위 경쟁은 2022년 더 치열해졌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양 사 매출 격차는 1256억원에 불과하다. GS25 매출은 5조7921억원, CU 매출은 5조6665억원이다.

GS25가 흔들리는 배경으로 신사업이 꼽힌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편의점은 부진한 나날을 보냈다. 어려움 속에서도 BGF리테일은 모든 역량을 CU에 집중했다. 젊은 세대를 공략한 ‘이색 브랜드’ 협업 상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곰표 맥주, 연세우유 크림빵 등이 나왔다. 반면 GS리테일은 GS25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에 역량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양 사의 대비되는 편의점 사업 전략은 점포 수에서도 드러난다. BGF리테일은 코로나19 기간 공격적으로 CU를 출점했다. 2019년 편의점업계 점포 수 1위는 GS25(1만3899개)였다. CU는 1만3877개로 2위였다. 하지만 2020년 CU가 1만4923개 점포를 확보, GS25(1만4688개)를 넘어섰다. 이후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CU 점포 수는 1만5855개. GS25 점포 수는 1만5500개다. 355개 차이다.

GS리테일이 신사업에 한눈판 사이, BGF리테일은 CU를 앞세워 해외 편의점 시장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양 사가 함께 진출해 있는 몽골에서 CU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CU는 현재 몽골에서 280여개 점포를 운영한다. GS25는 11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몽골 편의점업계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증권가도 BGF리테일의 편의점 집중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만큼,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3년 소비 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에 주력하는(pure player) BGF리테일은 유통 업종에서도 가장 편안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U가 매출 부문에서 GS25를 앞서는 게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내다보는 컨센서스는 GS25가 앞서고 있지만, 실제 실적은 반대로 CU가 앞설 수도 있다”며 “격차가 크게 좁혀진 만큼 GS25의 1위 수성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5호 (2023.02.08~2023.0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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