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김봉현 도피 도운 조카 1심 실형 선고

‘라임 사태’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 당일 집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서울남부지검 제공

‘라임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카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도피를 도운 다른 2명의 조력자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영수)는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의 조카 김모(35)씨에게 징역 8개월을 7일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모(48)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모(46)씨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카 김씨에 대해 “김 전 회장의 전자장치를 절단해 전자장치 제도를 무력화하고, 도주 행적을 허위로 진술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 김 전 회장 검거에 기여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조카 김씨는 지난해 11월 김 전 회장 도피 당일 전자팔찌를 절단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도피 당일 김 전 회장을 경기도 하남 팔당대교 남단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현행법상 친족은 범인도피죄로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범인도피죄 대신 공용물건손상 혐의가 적용됐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씨에 대해서는 “김봉현의 1차 도주에는 도피를 조력했지만, 지난해 2차 도주 시에는 ‘도피를 도와달라’는 김봉현 부탁을 거절한 걸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홍씨는 2020년 김 전 회장의 첫 번째 도피 당시 지인 명의로 호텔을 예약해 김 전 회장에게 은신 장소를 제공하고, 지난해 7월에는 보석으로 석방된 김 전 회장에게 대포폰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씨에 대해 “김봉현 친누나의 애인으로서 가족과 유사한 관계에서 범행에 가담한 점을 참작할 만하다”며 “피고인 역시 수사과정에서 뒤늦게나마 도피 조력 행위를 차단하고 검거에 일부 기여를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중순쯤 김 전 회장 누나의 연결로 도주 중인 김 전 회장과 텔레그램을 통한 3자 통화로 김 전 회장 측근에 대한 수사 진행 여부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한편 ‘라임 사태’와 관련한 김 전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9일 열린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징역 40년과 범죄 수익 774억3540만원의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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