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 공무원 만난 尹…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 펼쳐야"

'대통령과의 대화' 진행, 변화 강조하며 "효율적인 정부 고민해달라" 주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세종시 공무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서도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각 부처에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수출 위주의 경제 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변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전 세종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연두 업무보고에 참여했던 각 부처의 국장, 과장, 사무관 15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공무원들이 궁금한 것을 묻고 대통령이 답하는 이른바 AMA(Ask Me Anything : 미국에서 유행하는 유명 인사가 직접 온·오프라인 미팅을 주최하고 제한없이 대중들의 질문에 답하는 행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를 마친 뒤 공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26년간 공직생활을 한 선배로서 공무원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고, 직업공무원들의 오랜 경험과 과학·상식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직업공무원들은 어떤 정책이 국익이나 국민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꺼냈다.

이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변화를 강조했다. "1호 영업사원’으로 글로벌 시장을 넓히고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존재감을 키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국격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는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의 질의에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산업의 기본이 되는 분야에 세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 분야의 경우 오염물질 배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며 "시장의 경제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낼 수 있도록 공직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정부가 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민간, 시장 중심의 국정 운영 철학도 재차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작동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가진 나라가 국민을 부유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며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고, 기업들은 국가의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기업을 다수 보유한 초일류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오찬도 파격적인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의 젊은 인재들과 단체사진, 셀카도 찍으며 격의 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을 격려하기보다는 오히려 큰 에너지를 받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세종시에서 국무회의가 열릴 때마다 공직 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에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언급했습니다만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도 과감하게 변해야 된다"며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 우리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된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보다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하겠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