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고용 줄인다" 편견 깬 쿠팡

유오성 기자 2023. 2. 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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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혁신' 공개한 쿠팡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옷이나 식음료를 주문하면 하루 만에 집 앞에 배송 오는 일상이 이제는 무척 익숙해졌죠.

로켓배송이라는 초단기 배송 서비스를 만들어 낸 쿠팡이 자동화 물류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최첨단 물류 현장을 유오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작업자가 파레트에 놓인 물건을 내려놓자 지게차가 다가옵니다.

인공지능이 알아서 길을 찾고, 정리도 척척해내는 무인 지게차 입니다.

사람이 물건을 찾아 진열대를 돌아다니는 대신 진열대가 사람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AGV라 불리는 무인 운반 로봇은 스스로 이동 동선까지 고려해 업무 시간을 기존 대비 65%나 줄였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곳은 쿠팡 대구물류센터 출하장입니다.

보시는 것 처럼 수십대의 무인 운반 로봇들이 땅에 있는 QR 코드를 인식해 상품을 옮기고 있습니다.

24시간 쉼 없이 일하고 일처리 속도도 빨라 우리가 흔히 로켓배송이라 부르는 초단기 배송이 가능합니다."

[정종철 / 쿠팡 풀필먼트서비스 대표 : 대구 FC는 쿠팡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입니다. 물류의 디지털을 통해 향상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직원들은 안전한 가운데 편하고 쉽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쿠팡이 공개한 대구 물류센터는 축구장 46배 크기 첨단 물류센터 입니다.

투자액만 3,200억 원.

로봇과 인공지능 등 최신 물류장비를 도입해 물류센터의 미래를 크게 앞당겼습니다.

현재 시범운영 단계로 첨단 설비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최대 물동량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도 관심입니다.

쿠팡은 대구 물류센터에서 최적화를 마친 첨단 물류기기들을 전국 물류센터로 확장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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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오성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쿠팡 물류센터를 실제로 다녀와 보니 어떻습니까. 기존 물류센터랑 어떤 점이 가장 다르던가요.

[기자]

일반 사람들은 물류센터를 직접 볼 일이 없다보니 차이점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 자료 영상을 준비해봤습니다.

화면 왼쪽에 보이는 것이 오아시스마켓 물류센터인데요.

여기는 재작년 여름에 다녀왔는데, 일부 자동화가 됐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직접 움직이면서 물건을 골라 담습니다. 이걸 사람이 물건 앞으로 간다고 해서 Person to Goods(PTG) 방식이라고 해요.

반면 이번에 다녀 온 쿠팡 대구 물류센터는 사람은 한 자리에 서 있고, 진열대가 사람 앞에 다가옵니다. 물건이 사람 앞에 다가오니까, Goods to Person(GTP) 방식이라 부릅니다.

더군다나 진열대가 다가오는 순서나 경로를 인공지능이 정해주거든요. 이러면 전체 업무 단계 65%가 줄어들고, 또 수백 개 상품이 평균 2분 안에 사람 손에 전달이 된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저 물류센터에 무인 운반 로봇은 몇 대 정도나 들어있는 겁니까?

[기자]

진열대를 움직여주는 무인 운반 로봇(AGV)만 1천여대 가량 이고요.

상품 분류 업무를 담당하는 소팅봇이 수백 대, 무인 지게차 수십 대를 보유하고 있으니까,

이들을 모두 더하면 1천대 이상의 로봇이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겁니다.

첨단 로봇들을 투입했으니까 투자금액도 상당합니다. 대구 물류센터에만 들어간 돈이 3,200억 원입니다.

[앵커]

대구 물류센터만 3,200억 원이 투입된거면, 실제로 쿠팡이 국내 투자한 금액은 더 많겠네요.

[기자]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에 이르는 물류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70%가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촘촘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만큼 투자액도 천문학적 입니다.

쿠팡은 2010년 창립 이후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에 6조2천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지난해에만 12억 달러, 우리돈 1조4천억 원을 한국에 투자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전체 금액(2조9,500억원)의 48% 수준입니다.

[앵커]

투자를 많이 한 만큼 일하는 사람들이 편해질 것 같긴한데, 또 한편으론 로봇이 일을 다 하다보니 고용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잖아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시대가 다가 온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는데요.

[기자]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실제로 현장을 가서 보니 로봇은 인간이 하기 어렵고 힘든 일을 주로 하더라고요.

지게차 운전의 경우 사람이 하면 사고 날 일이 많고, 또 한 번 사고가 나면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로봇이 일하는 구역과 사람이 일하는 구역이 철저히 분리돼 있어 사고 가능성이 원천 차단됩니다.

사람은 주로 업무 지시를 하거나, 상품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마지막 단계에 투입되서 로봇 손이 닿을 수 없는 영역의 업무를 수행 하는데요.

쿠팡은 대구 FC 최대 직접 고용 인원을 25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식사, 교통, 주거, 문화 등 간접 고용 효과까지 고려하면 못해도 1만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쿠팡이 이런 인프라를 만드느라 계획된 적자를 주장했던 거군요.

분기 기준이지만 쿠팡도 이제 흑자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앞으로도 이런 흑자 기조 계속 이어갈 수 있나요?

[기자]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래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사상 첫 흑자를 달성했죠.

분기 기준 매출액은 6조 8천억원, 영업이익은 1천3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그 동안 쿠팡이 투자했던 물류 인프라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이렇게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쿠팡이 당분간 흑자 기조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2017년 22%였던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올해 8%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쿠팡은 대만이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로켓배송 서비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고, 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나 여행 등 다른 영역 사업도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쿠팡이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면 또 다시 계획된 적자 전략을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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