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기 동안 강진 없이 잠잠했다…튀르키예 재앙 부른 이유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40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 17분(현지시각)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 서북서쪽 37㎞ 지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9시간 뒤에는 가지안테프 북쪽 108㎞ 지역에서 7.5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 뿐 아니라 인접한 시리아까지 심각한 피해를 일으켰다. AP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섰고, 수천 개의 건물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지진 피해 왜 이렇게 컸나?
튀르키예 국토의 대부분은 ‘아나톨리안판’ 위에 있는데 시리아를 포함해 아라비아 반도를 실어나르는 지각판과 충돌하면서 동쪽의 단층대를 따라 지진이 발생했다. 데이비드 로터리 영국 오픈대 지구과학 교수는 네이처에 “(아라비아판과 충돌로 인해) 튀르키예는 해마다 동아나톨리안 단층을 따라 약 2㎝씩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단층의 절반이 이번 지진에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의 피해가 컸던 건 규모 7.8의 강진이었던 데다, 진앙 깊이가 약 18㎞로 비교적 얕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진 에너지가 덜 줄어든 채로 지표면에 있는 건물에 전달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한 단층선의 활동이 최근에 비교적 잠잠했던 게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로저 머슨 영국 지질조사국 명예연구원은 AFP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동아나톨리안 단층에서 2세기가 넘도록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대지진 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매우 많은 에너지가 축적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초 지진 이후 규모 7.5의 강진을 포함해 규모 6.0 이상의 여진이 세 차례나 발생한 것도 단층선에 강력한 에너지가 쌓여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지진에 취약한 건물…팬케이크처럼 무너져
USGS의 건축구조 엔지니어인 키쇼 자이스왈은 “이스탄불과 같은 지역의 새로운 건물들은 현대적인 지진 기준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지만,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는 지진을 고려하지 않은 오래되고 취약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여진 수개월 계속될 것”
알렉스 하템 USGS 연구 지질학자는 “강진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더 많은 여진이 며칠, 몇 주를 넘어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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