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잇단 현장경영 행보…'공격적 투자' 초읽기

박영국 2023. 2. 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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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지방 및 해외 사업장 잇달아 방문
'선제적 투자 구상',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가운데)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잇단 현장 경영행보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현장경영이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첫 행보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은데 이어 11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12월 아부다비 삼성물산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과 베트남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한 이 회장은 연초 신년인사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일정 동행, 다보스포럼 참석 등으로 잠시 현장경영 행보를 멈췄다.


하지만 이달 초 삼성화재 유성연수원과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대전캠퍼스를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재개한 데 이어 이날 삼성디스플레이를 찾은 것이다.


지난 4개월간 이 회장의 현장 경영행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선제적 투자 구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분석된다.


현장을 돌며 임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기술개발을 직접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공격적 투자를 구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각 지방사업장 방문시 지역 중소기업 및 협력협체를 아우르는 ‘지방과의 상생 및 지역경기 활성화’를 잇달아 주문해온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022년 10월 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에서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김보곤 디케이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튿날인 지난해 10월 28일 이재용 회장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지역 협력업체들이었다.


이어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방문했고, 이달 1일에는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까지 회장 취임 후 공개된 대외 행보의 대부분은 ‘지방’으로 채워졌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잇따라 ‘지방 사업장’을 주요 현장 경영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협력회사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지방 사업장을 선택하고,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을 둘러보는 파격적인 행보 자체가 메시지로 보인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넘어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지방 사업장과 협력회사 및 지역 중소기업은 해당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려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사업장에 대한 투자, 협력회사와 중소기업의 성장,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은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지방과의 상생’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1월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MLCC 원료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 회장은 광주와 부산, 대전 지역을 방문할 당시 각 사업장에 있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를 방문해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국 주요 도시에 만들어진 SSAFY는 지역 청년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높여주는 동시에 지역 산업에 필요한 ‘SW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날 방문지로 지역 차원을 넘어 ‘디스플레이’라는 업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 때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LCD의 경우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OLED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만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투자 구상을 위해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방문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이어,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경쟁 격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잇따른 지방 사업장 방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와 고용은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경영진에게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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