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날 치킨·수박 줬냐" 중학교 급식에 뒤집힌 美 왜

현예슬 2023. 2. 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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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드치킨. 사진 셔터스톡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와 식품 판매업체가 '흑인 역사의 달'인 2월 첫날 급식으로 치킨과 와플, 수박을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식품 판매업체 아라마크(Aramark)에 대해 보도했다.

인종차별 논란은 뉴욕주 라클랜드카운티 나약 중학교 학생들에게 이달 1일 급식으로 치킨, 와플, 수박이 제공되면서 불거졌다.

치킨은 '과거 목화 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싼 맛에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수박은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흑인 저소득층이 즐겨 찾는 '저렴한 과일'이었는데, 이 때문에 '흑인은 수박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흑인들은 수박을 싫어하는 척하면서 몰래 숨어서 수박을 먹는다'와 같은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이날 학교 웹사이트에는 점심 메뉴로 치즈 스테이크와 브로콜리, 과일 등이 나온다고 공지됐으나 학교 측과 아라마크 측 모두 점심 메뉴가 변경된 이유와 시기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나약 중학교 교장은 급식이 제공된 바로 다음 날 공식 서한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흑인 역사의 첫날, 해당 메뉴를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아라마크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어제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라마크 측 역시 의도하지 않았지만 부적절한 점심 메뉴였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아라마크가 이러한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도 뉴욕 대학교의 한 식당에 흑인 역사의 달 특별 점심 메뉴로 갈비, 콜라드 그린, 옥수수빵, 맥앤치즈, 수박 맛 음료 등을 제공한 후 흑인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음식 메뉴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직원 2명이 해고됐고, 뉴욕대는 아라마크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미국의 2월은 '흑인 역사의 달'이다. 미국 역사학자 카터 우드슨이 1926년 흑인들의 투쟁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월 둘째 주를 '흑인 역사의 주'로 지정한 것에서 유래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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