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경쟁을 즐기는 남자 '김차도'

배중현 2023. 2.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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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츠 영입으로 포지션 이동 불가피
반갑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머있게 대처
"'김차도'라고 불렸으면 좋겠다"고 너스레
MLB 진출 후 거듭하는 주전 경쟁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포지션 경쟁에 들어가는 김하성.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 '경쟁'을 즐긴다. 게티이미지


"3루에 서면 '김차도(김하성+매니 마차도)'로 불렸으면 좋겠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최근 구단 팬페스트에 참석해 한 말이다.

올 시즌 김하성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금지약물 징계로 빠진 틈을 타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다졌지만, 잰더 보가츠가 영입돼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보가츠는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통산 유격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5번이나 받은 스타플레이어다. 오프시즌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3485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김하성은 2루수 출전 비중을 높이면서 상황에 따라 3루수와 유격수로 출전하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맡을 게 유력하다.

반갑지 않은 포지션 이동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이 유쾌하다. 김하성은 "(구단으로부터) 이번 시즌 2루수로 자주 출전할 거라는 말을 들었다"며 "3루수로도 뛰게 될 텐데, 3루에 서면 '김차도'로 불렸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차도'는 김하성과 매니 마차도의 이름을 합성한 단어다. 

마차도는 MLB를 대표하는 3루수. 개인 통산 홈런이 283개다. 지난해에는 32홈런 102타점으로 활약했다. 공격 못지않게 빛나는 건 그의 물 샐 틈이 없는 수비다. 마차도는 2013년 그해 골드글러브(GG) 수상자 중 가장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플래티넘 GG를 받기도 했다. '김차도'라는 표현은 3루수로 나섰을 때 마차도만큼의 수비를 해내겠다는 각오를 재치 있게 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하성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였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KBO리그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격수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김재박(1983~86)과 강정호(2012~15)에 이어 리그 역대 세 번째. 2020년에는 30홈런-100타점 고지를 정복하며 '공수 겸장' 유격수로 높은 가치를 자랑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하성과 매니 마차도. 게티이미지


그 결과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MLB에 진출, 야구인생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매년 경쟁의 연속이다. 포지션을 보장받지 못하고 여러 선수와 경쟁하는 구도가 반복하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더라도 또 다른 경쟁이 그를 기다린다.

지난달 27일 김하성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경쟁'이라는 단어를 꽤 많이 언급했다. 그는 "MLB에 입단하고 나서 매 순간이 경쟁이었다. 비시즌 때도 경쟁이라고 생각해 다른 선수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나한테는 항상 경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팬과 관계자분들께서 걱정하시는 거 같은데 경쟁은 어느 팀에 가도 해야 하는 거다. 자신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걸 준비해 부딪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경쟁을 피하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맞이한다.

오프시즌엔 트레이드설까지 휘말렸다. 내야 보강이 필요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김하성을 원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샌디에이고에 남아 냉혹한 포지션 경쟁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낙담은 없다. 김하성은 "개인적으로 우리 팀이 (MLB) 30개 구단 중 내야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되건 그렇지 않건 부담은 전혀 없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해야 한다. 우리 팀은 '잘하는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잘해야 주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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