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해찬과 '평양 뮤지컬' 추진…성남 때부터 대북사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대북 사업을 적극 추진한 사실에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 현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의혹은 주로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일어난 일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부터 북한을 ‘정치적 돌파구’로 삼은 점을 들어 김 전 회장 대북송금과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해찬과 손잡고 '평양 뮤지컬' 추진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6년 12월 성남시가 작성한 ‘성남비전 2020 장기종합발전계획’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 문건에서 ‘남북관계’ 항목은 도시개발, 일자리, 복지 뒤에 나온다. 당시 성남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가능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라며 자체 제작한 뮤지컬을 평양에서 공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6년 성남문화재단이 만든 이 뮤지컬은 ‘금강 1894’로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했다. 작품의 기반이 된 가극 ‘금강’은 2005년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공연했고, 이후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전역에 녹화방송됐다. 성남시가 남북교류 상징 격인 이 작품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이해찬 당시 통일맞이 이사장과 손을 잡았다. 성남시 문건에는 “2016년 10월 17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이해찬 (사)통일맞이 이사장이 2005년에 이어 평양 재공연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적혀 있다. 구체적으로 “2017년 상반기 또는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일에 동평양대극장, 만수대예술극장, 봉화예술극장 중 1곳에서”라는 계획도 만들었다.
하지만 북한 공연은 실현되지 못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통일부가 북측과 사전접촉 신고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2016년 12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서 평양 공연에 동의해 실무협의를 갖자고 답변을 보내왔다”며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어낼 소중한 기회가 왔다. (정부의 허가) 그것이 촛불민심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항의 성명’을 냈다.
이해찬 측근 이화영을 대북교류 직책에 임명
이후에도 이 대표는 대북사업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2021년 경기도는 ‘한반도 평화체제 2.0 및 DMZ 접경지역에 대한 경기도의 미래연구’라는 제목으로 이해찬 전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는 이화영 전 의원이 설립한 단체다. 용역보고서에선 남북 접경지대 개발 등을 제안했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국제사회·정부·경기도로 이어지는 평화체계 구축을 위한 논리근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가 오랫동안 대북사업에 역점을 둔 것을 두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보강 또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는 오랫동안 대북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며 “이화영 부지사 등이 자의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식의 변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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