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 분향소, 갈등 아닌 추모의 공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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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가 새로운 갈등 소재가 됐다.
유가족들은 지난 4일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를 열다가 서울광장 옆에 분향소를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광화문광장 근처에 추모 공간을 설치하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분향소와 추모 공간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갈등 해결에 서투른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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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가 새로운 갈등 소재가 됐다. 유가족들은 지난 4일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를 열다가 서울광장 옆에 분향소를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서울시는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을 하겠다는 계고장을 보냈다. 6일 강제 철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행정대집행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서울광장 분향소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결론짓기 어려운 주제다. 광화문광장 근처에 추모 공간을 설치하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광화문광장은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보였던 정부의 태도도 문제였다. 정부는 사고 조사와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유가족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다.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고,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 정부가 정보를 숨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니, 유가족들의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시가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추모 공간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다독이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서울시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도 어렵다. 추모 공간이 반드시 시내 한복판일 필요는 없으며, 허가 없이 설치된 분향소를 그대로 두기도 힘들다. 추모 행위가 정치적인 대립으로 얼룩질 위험도 크다. 분향소와 추모 공간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갈등 해결에 서투른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월호 참사 직후 광화문광장은 유가족의 천막과 보수단체의 천막이 뒤엉켜 정치적 갈등의 장이 됐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아직도 갈등이 진행 중이다. 2019년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다가 2021년 서울시의회 앞으로 이전됐던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 문제로 유가족 단체와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다.
분향소가 추모의 공간이 아닌 갈등의 공간이 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한다면 물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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