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상민 탄핵안 발의… 여야, 정면대결 대신 정치로 풀어야

2023. 2. 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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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정하고 국회 본회의에 발의했다.

통과될 경우 국회는 헌정 사상 첫 장관 탄핵소추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고,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돼 국정 공백도 불가피하다.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는 정치적으로 무리한 선택이다.

게다가 국회를 대표해 이 장관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할 검사 역할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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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단장과 김승원 법률위원장,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가 6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을 제출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정하고 국회 본회의에 발의했다.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의 이름으로 발의한 만큼 오는 8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지면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통과될 경우 국회는 헌정 사상 첫 장관 탄핵소추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고,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돼 국정 공백도 불가피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여야의 갈등이 대화와 타협으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극단적인 힘대결을 향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는 정치적으로 무리한 선택이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조차 후폭풍이 거셌는데 탄핵소추의 부담은 아예 차원이 다르다. 헌재는 탄핵 여부를 법적 책임을 근거로 판단한다. 그런데 이 장관의 불법·위법한 행동이 이태원 참사를 불러왔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국회를 대표해 이 장관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할 검사 역할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 맡는다. 지난 3일 민주당 의총에서는 이런 현실론이 당 지도부의 강행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대규모 장외 집회에 나섰던 민주당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탄핵소추를 밀어붙이고 있다. 결국 검찰의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막아보려는 강경 투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원내 제1당이 국정 현안을 제쳐두고 강성 지지층에 기대 반정부 노선만 고집한다는 비난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국이 이렇게 악화된 데는 납득할만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책임도 크다.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벌써 3개월이 넘었다. 경찰은 부실이라는 비난 속에 현장의 책임만 묻는 선에서 수사를 끝냈다. 추가 수사에 나선 검찰이 별다른 결과를 낼 것 같지도 않다. 많은 국민은 진상이 규명되고 관련자들의 잘잘못이 확정될 때까지 정치적·도의적 책임 추궁을 유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법적 문제가 없으니 책임질 사람도 없다며 적당히 봉합하려는 것은 곤란하다. 용산구청장, 용산서장이 구속됐는데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도의적 책임조차 묻지 않는 상황을 유족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늦었지만 이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격해지는 여야의 맞대결을 해소하려면 국정에 무한책임을 진 집권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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