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 번역기’ 나오나… 국어-수어 자동통역 기술 지원

김은초 2023. 2. 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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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의 의미를 담은 수어. 게티이미지뱅크


문화체육관광부가 AI를 활용한 한국어-수어 자동통역 기술을 지원한다. 또 수어 교육과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해 수어 교육기관을 17곳까지 늘리고 농아동·농학생을 위한 교재 개발에 나선다.

문체부는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향후 5년간 한국수어 정책 비전과 방향을 담은 ‘제2차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청각장애인 중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농인은 국내에 5만2000여명으로 추정된다. 농인의 언어권과 정보 접근권 강화를 위한 이번 계획은 ‘공정한 한국수어 교육’, ‘차별 없는 정보 접근’ , ‘자유로운 문화 누림’ 등을 목표로 추진된다. 5년 계획의 첫해인 올해 수어 관련 예산은 약 60억원이다.

문체부는 우선 수어 교육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인 등을 위한 한국수어교육원(2022년 기준 4곳)과 한국수어교원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8곳)을 각각 17곳으로 늘린다. 향후 전국 17개 광역시·도별 1곳씩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수어교원 자격제도도 보완한다. 현재까지 2급 교원에서 1급 교원으로 승급 절차가 미비해 2급 교원만 배출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성과 교육 경력을 갖춘 교원 양성을 위해 1급 승급을 위한 교육 과정과 지침을 마련해 교원 자격 제도를 보완한다.

또한 누구나 한국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대상별 맞춤형 교육과정과 교재도 개발한다. 현재 농인의 0.5%만 유아기(6세 이하)에 한국수어 학습을 시작하며 절반 이상(50.3%)이 학교(7~12세)에서 한국수어를 습득하고 있다.

이에 농학생을 위해 지난해 12월 ‘2022 개정 특수교육과정’에서 내년부터 적용할 수어 과목을 편성했고, 농아동과 농인 가족(자녀와 부모 등) 등을 위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교육 과정과 교재를 개발해 수어교육원 등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껏 국가가 개발한 한국수어 교재는 농인 성인용으로 개발한 ‘한국수어’ 문법서가 유일했다.

한국수어통역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부 정책 발표 등에서 수어 통역 지원이 증가하면서 재난·안전과 법률, 의료 등 전문분야 수어통역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공공수어 통역 시 필요한 통역 표준 지침을 개발하고, 농인으로 구성된 수어통역 모니터링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공공영역의 한국수어 통역 지원 범위를 정부 정책 발표에서 공공기관·문화예술기관 발표로 확대한다. 통역 지원 횟수도 지난해 기준 연평균 440회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2000회 이상으로 늘린다. 박물관·미술관 등의 전시 정보와 K-영화에 대한 한국수어 통역 영상을 제작해 농인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 미디어 음성을 한국수어로 변환해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제공해 농인들의 미디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2027년까지 누적 600만 어절의 한국수어 말뭉치를 구축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한국어와 한국수어 자동 통역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말뭉치는 언어 연구를 위해 문장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놓은 자료를 말한다.

이 밖에 농인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국 수어를 중심으로 ‘한국수어-한국어 사전’도 편찬한다. 기존의 ‘한국수어사전’(2005년)은 한국어 어휘의 대응 수어만 제공하고, 의미 정보가 없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어 말뭉치를 기반으로 양방향 사전 편찬 계획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4000개 표제어를 풀이한 사전을 구축해 온라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장애인 프렌들리’ 정책의 일환으로 농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에 초점을 맞췄다”며 “농인 전문가로 전략팀을 구성하는 한편 농인 협회·단체와 농교사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현장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는 등 실질적 정책 수혜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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