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 '신진호 이탈' 김기동 감독 "힘든 건 순간…포항은 한두 선수에 좌우되지 않아"

조효종 기자 2023. 2. 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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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서귀포] 조효종 기자= 김기동 포항틸러스 감독이 올해도 반복된 핵심 선수의 이탈을 언제나처럼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전망했다.


6일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서귀포칼호텔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포항 기자회견이 열렸다. 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1차 전지훈련을 실시한 포항은 2월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2차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포항은 올겨울 신진호를 잃었다. 올 시즌 선수단 구성이 마무리되던 시점에 지난 시즌 핵심 선수로 활약한 신진호가 떠난 것은 큰 타격이지만, 김 감독은 이전에도 그랬듯 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김 감독이 4년 간 이끈 포항은 한두 선수에 좌우되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하 김기동 감독 기자회견 전문


- 신진호가 인천유나이티드로 떠났다. 어떻게 공백을 메울 것인지


사실 진호는 올해도 같이 가는 거였다. 계약이 올해까지였다. 나도, 구단도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작스레 떠나서 많이 바빴다. 빠르게 대체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김종우 선수를 선택했다. 진호와 종우는 축구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종우가 바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진호도 작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결과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게 됐지만, 초반에는 고생을 했다. 미팅 등을 통해서 종우가 가진 능력을 빠르게 끌어내는 게 목표다.


- 신진호와 스타일이 다른 김종우를 대체자로 낙점한 배경은?


예전부터 우리 선수들도 좋아했고, 종우도 포항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은 미드필더가 많아서 함께할 수 없었다. 이적료 문제 등을 고려하면 이번엔 최선의 선택이 종우였다. 2015년 올림픽 대표 때 종우를 처음 봤다. 종우는 기술적으로 좋고, 탈압박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다. 진호가 넓게 공을 뿌려주는 스타일이라면 종우는 좁은 공간에서 치고 나가면서 공을 연결해주는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박)승욱이, (신)광훈이를 올려 종우와 함께 기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비적으로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으니 종우는 앞에서 기술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영입했다.


- 선수들의 이탈이 잦은데, 선수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선수들에게 '나하고 있는 동안 너희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라, 우리 어항에 가둘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큰 물로 보내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편이다. (서운함은 없는지) 교감 없이 떠나는 경우에는 서운할 때도 있다. (강)상우 같은 경우, 이적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교감이 있었다. 그래서 이적에 찬성했고, 축하해 줬다. 그런 교감이 없을 땐 나도 사람이다 보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이해하려고 한다.


- 위기를 극복하는 김기동 감독 만의 능력이 있을까


2019년 처음 감독이 됐을 때 중간에 (김)승대가 떠났다. 2020년에는 (심)상민이, (김)용환이, (권)완규가 군입대했다. 2021년에는 (송)민규가 중간에 떠났다.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그러나 우리는 특정 선수에 맞춰 경기를 풀어나가지 않는다. 원팀을 추구한다. 그래서 좋은 선수가 나가면 순간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우리 축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 올 시즌 핵심 선수를 꼽아보자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팀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어떤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건 없다. 그 대신 (김)인성, (백)성동이, 종우가 왔는데, 새로 온 선수들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 고민이 많았던 외국인 공격수 자리에는 대구FC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제카가 합류했다.


대구에 있을 때 우리를 많이 괴롭혔던 선수다. 짧은 시간 함께 훈련했는데, 팀을 위한 희생 정신이 있더라.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노이 훈련 때 부상이 있어서 조금 쉬었고, 최근 첫 아이가 태어나 지금은 브라질에 있는 상태다. 내일 복귀한다. 일류첸코가 나간 뒤로 스트라이커 자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제카가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김인성, 백성동 영입 배경은?


나는 직선적으로, 상대 골문으로 빠르게 가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래서 인성이 같은 속도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공이 전방까지 가려면 기술적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선수도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성동이에게 인성이와 다른 역할을 맡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영입했다.


- 김승대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주장은 선수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승대는 포항 유스 출신으로, 포항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후배들도 잘 따른다. 그래서 승대로 생각했다. 또 책임이 주어지면 더 노력하는 선수라서 주장을 맡기기로 했다.


-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한다. 2021년 병행했을 당시 순위가 좋지 않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2021년 최종 순위가 낮긴 했지만, 22라운드까지는 3위였다. 그 기억을 하시는 분들은 많이 없더라(웃음). 당시 (강)현무가 다치면서 순위가 떨어졌다. 올 시즌엔 그때와 다를 것이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춘추제로 바뀌면서 여유가 생겼다. 전반기 때 충분한 승점을 쌓고, 그 다음을 계획하겠다.


- 2021년 당시 이탈해서 타격이 컸던 강현무가 입대했다. 올 시즌 주전 골키퍼 경쟁 구도는?


현무가 다치고 나서 (윤)평국이가 좋은 활약을 해줬다 올해도 평국이, 그리고 군대에서 제대한 황인재 선수. 두 선수가 경쟁을 펼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훈련 기간 컨디션이 좋아서 고민하고 있다.


- 2021년 ACL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시 돌아온 ACL 목표는?


모든 대회에서 높은 위치에 가는 게 감독들의 목표일 것이다. 2021년 ACL 준비하면서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팀이라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조별리그부터 통과한 다음에 그 다음을 계획하는 게 맞다. 조별리그부터 잘 치르고 나서 다시 목표를 세울 것이다.


- 올 시즌 목표?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과 처음 만났을 때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년 우리가 3위를 했는데, 준우승을 목표로 삼기엔 애매하더라. 6위가 목표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리그 우승을 목표로 준비해 보자고 했다. 다만 우승은 나와 선수들만 준비해서 될 게 아니다. 구단, 포항 시민들, 팬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이룰 수 있다. 팬분들이 경기장에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 같다.


지난 시즌 종료 후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


3년이라는 시간을 다시 준 구단에 감사하다. 4년 동안 있으면서 큰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계약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나도, 팀도 욕심 난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구단과 내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 3년 안에 우승을 목표로 도전해 보고 싶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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