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그래미 ‘3수’도 실패…그럼에도 박수 받을 만한 BTS의 길

박정선 2023. 2. 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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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가수 최초 그래미 3년 연속 후보 지명...수상은 불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에서 3년 연속 수상에 실패했다. 높은 ‘그래미’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걸어온 길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은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 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이 곡이 포함된 콜드플레이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로 4대 본상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가운데 하나인 ‘앨범 오브 더 이어’,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각각 올랐다.


하지만 본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뮤직비디오’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돌아갔고, 3년 연속 후보로 올라 기대를 모은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는 히트곡 ‘언홀리’(Unholy)를 배출한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에게 트로피가 주어졌다. ‘앨범 오브 더 이어’ 역시 해리 스타일스가 수상하면서 방탄소년단은 3개 부문 모두 수상엔 실패했다.


그동안 빌보드뮤직어워즈, 아메리칸뮤직어워즈, MTV어워즈 등을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수상은 실패했지만,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3년 연속 후보로 지명되고,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비(非) 백인, 비 영어권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을 미국 주류 음악계의 일부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물꼬를 터주면서 추후 다른 케이팝 아티스트의 그래미 이날 생중계에 나선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어떤 가수가 영예의 자리에 오를지 속단할 수 없지만, (그래미가) 미국 음악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케이팝 가수를 더 다양하게 품으려고 하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큰 영향력 때문에 벌어진 웃지못할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64회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오른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시상이 행사 말미까지 이어지면서다. 당초 해당 부문은 본 시상식이 진행되기 전 사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하고 트로피를 건네 왔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팬덤을 ‘시청률 미끼’로 잡아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덕분에 시청률은 높게 뛰었다. 시청률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당시 그래미 어워즈를 중계한 채널 엠넷이 일주일 전 동시간대 평균 시청자 수 9000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9만3000명의 시청자가 동시 시청했다. 특히 시상식 말미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오른 ‘베스트 팝 듀오/퍼포먼스’ 부문 수상 발표가 있던 오전 11시58분경에는 순간 시청자 수가 14만 7000명까지 상승했다.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와 첫 인연을 맺은 건 3년 전 제62회 시상식에서 릴 나스 엑스와 합동 공연을 펼치면서다. 이후 제63회와 제64회 시상식에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는 못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이들은 제63회와 제64회 시상식에서는 케이팝 가수 최초로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각각 단독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다만 방탄소년단이 멤버들의 군 복무 등으로 당분간 완전체 활동을 멈추면서 그래미에 다시 도전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이홉, 진, RM 그리고 지민까지 연달아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인기를 끌었음에도 완전체만큼의 파급력을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완전체 활동을 통해 케이팝의 글로벌 입지를 높이고, 개인 활동과 함께 재정비 시간을 갖는 만큼 다시 돌아올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엔 더 기대가 높다. 그리고 이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도 지난 2021년 이렇게 말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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