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이렇게 지도부 뽑아서 어찌 민심 얻겠나

2023. 2. 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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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이번엔 안철수 의원을 둘러싸고 잡음이 터져 나왔다.

나경원·안철수 논란의 공통점은 두 사람의 당대표 선출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 불거졌다는 데 있다.

나 전 의원이 경선 지지율 1위란 여론조사 결과에 출마를 강행하려 했을 때, 안 의원 지지율이 김 의원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를 때 친윤계의 공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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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DB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이번엔 안철수 의원을 둘러싸고 잡음이 터져 나왔다. 시작은 친윤계 의원들이었다. 김기현 의원과 안 의원의 양강구도가 형성되자 그들은 “가짜 윤심팔이” “나경원 케이스” 등 거친 말로 안 의원을 공격했다. 이에 안 의원이 ‘윤핵관’을 언급하며 반격하고,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에 빚대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란 표현을 사용하니 대통령실이 나섰다. ‘윤심(尹心)’은 안 의원에게 있지 않다는 식의 ‘대통령실 관계자’ 전언이 잇따라 보도됐고, 급기야 이진복 정무수석이 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공개적으로 안 의원을 비판했다.

갑자기 왜들 이러는지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이 수석은 안 의원의 ‘윤핵관·안윤연대’ 발언이 “대통령을 경선에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했지만, 거꾸로 대통령실이 경선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듯 보인다. 나경원·안철수 논란의 공통점은 두 사람의 당대표 선출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 불거졌다는 데 있다. 나 전 의원이 경선 지지율 1위란 여론조사 결과에 출마를 강행하려 했을 때, 안 의원 지지율이 김 의원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를 때 친윤계의 공격이 시작됐다. 친윤계 후보라는 김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걸림돌을 차례로 제거하는 듯한 상황이 됐고, 거기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경선 직전에 100% 당원 투표로 룰까지 바꾼 터여서 ‘뽑을 사람을 정해놓고 치르는 선거’란 의구심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런 식의 지도부 선출이 여권에서 그토록 중시하는 내년 총선에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홍역·갈등·분쟁으로 묘사되는 경선판은 민심의 외면을 부를 뿐이고, 그 중심에 윤심 논란이 자리 잡은 상황은 대통령의 국정에도 득이 될 리 없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 이후 줄곧 여당 대표를 둘러싼 갈등을 거듭해왔다. 열 달이 다 된 지금껏 정리하지 못해 여전히 시끄럽다. 이준석 사태도, 나경원 논란도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으며 국정 동력을 훼손했는데, 안철수 갈등으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당내 교통정리가 안 되는 상황, 그 분란에 대통령실이 플레이어처럼 등장하는 모습은 정치력 부재를 웅변한다. 대통령과 호흡이 맞는 당대표를 앉히려는 것이 소동의 원인이라면, 이는 대통령을 오히려 왜소하게 만드는 일이다. 누가 당대표 자리에 앉더라도 대통령의 호흡에 맞추도록 국정 장악력을 굳건하게 다지는 것이 보좌하는 이들의 목표가 돼야 한다. 국민 통합이라는 커다란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소모적인 당내 분쟁 따위에 휘말려서야 어떻게 그 일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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