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캔버스 '메종 수잔'
4년 전 프랑스 아티스트 나탈리 레테(Nathalie Le′te′)는 파리 근교에 별장을 마련했다. 1830년대에 돌로 건축한 이곳은 당시 103세였던 집주인 수잔이 아름다운 가구와 직접 꾸민 1970년대풍의 빈티지 데커레이션을 남긴 집으로, 그녀를 기리는 의미에서 ‘메종 수잔(Maison Suzanne)’이라 이름 지었다.
건축가 친구에게 의뢰해 창문을 크게 만들고 몇몇 벽을 허물어 구조를 바꿨을 뿐 나탈리는 레너베이션을 위해 많은 예산을 쓰지 않기로 했다.
이 별장은 나탈리가 영국 서식스에 있는 블룸즈버리 찰스턴 하우스(Charleston house of Bloomsbury)를 알게 된 청소년기 이후 항상 꿈꿔 오던 공간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그린 그림으로 가득 찬 폴란드의 작은 마을 잘리피에(Zalipie)의 풍경도 나탈리에게 큰 영감을 줬다. 완성된 집은 주말 별장으로 사용하지만, 작업실이 있어 시간 날 때마다 들르는 영감의 공간이기도 하다.
메종 수잔에 들어서면 나탈리가 딸과 함께 만든 큼지막한 버섯 오브제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선 좀처럼 흰 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식으로는 이렇게 다양한 컬러와 텍스처는 한데 어우르기 쉽지 않은 만큼 유니크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나탈리의 남편 그리고 모델이자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딸과 함께 천천히 장식한 집은 어느 순간 가속도가 붙어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세라믹, 타일, 러그, 쿠션, 패브릭, 오브제로 가득하다.
그녀가 처음 파리 근교에 별장을 두기로 한 건 명상하기 좋은 환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탈리는 지금 옆 동네인 이브리 쉬르 센(Ivry sur Seine)에 새로운 작업실을 짓고 있다. 스위트 홈이 된 이 별장과는 별개로 남편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무로 짓고 있다는 새로운 작업실은 또 어떤 영감으로 채워질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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