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조선, 병풍의 나라2·페터 바이벨: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外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 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 Center for Art and Media)와 공동 기획한 교류전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을 5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 개념미술작가로 알려진 페터 바이벨(1944~)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페터 바이벨은 1960년대부터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로 활동하며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예술행동, 퍼포먼스, 사진, 언어분석, 글쓰기, 시, 비디오, 확장영화, 컴퓨터 기반 설치 작업 등 총 10가지 주제 아래에서 살펴보며 작가의 대표 작품 약 7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다원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다원공간으로 진입하는 초입은 페터 바이벨의 1960년대 초기 사진과 영상 작품 위주로 구성됐다. 다원공간에서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다원성의 선율'(1986-1988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서, 다원공간을 나와 복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작가의 후기 작업 및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선보인다.
페터 바이벨은 예술과 과학 사이를 자유분방하게 넘나드는 작가로서 현재까지도 다양한 재료, 형식과 기술을 통해 자신의 문제 인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당시 예술에 대한 관습적 견해에 도전했다. 미디어 발전 초창기 언어이론, 수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했고 더 나아가 실험 문학에서 퍼포먼스, 해체주의와 실험영화 등의 주제도 다뤘다.
작가는 초기 작업에서부터 타자기, 음반, 마그네토폰(magnetophone), 사진, 영화, 비디오 등 기계장치를 비평하고 이에 기반한 예술의 전 영역을 실험하며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1966년을 기점으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상호활동적인(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제안했다. 그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예술은 ‘인식의 과정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단스 개인전 'CHAOS' = 갤러리 SPACEUNIT4는 회화 작가 단스(ddaannss)의 개인전 'CHAOS'를 2월 8일부터 25일까지 개최한다.
단스는 이성이나 합리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카오스(혼돈)의 상태를 작업에 표현하려 한다. 개별적인 물체들이 우연히 만나서 새롭게 생성되는 의미나 느낌에 주목하며 그린 그의 작업에는 인간과 사물, 세계에 대한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무질서의 자유로움이 깃들여 있다. 의식을 지닌 나무로 인간 형상의 생명체를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의식이 있는 나무로 만든 사람'에서 작가는 고정된 인식의 대상을 반대 극단으로 바꾸어 놓는다. 작가는 상상력을 통한 이러한 사고의 전복이 페인터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 단스는 조선 시대 민화뿐만 아니라 바니타스 정물화, 큐비즘, 데페이즈망의 기법 등에서 착안하여 중첩된 마음과 무질서한 생각들을 부유하듯 자유롭게 풀어낸다. 질서와 기능에서 이탈한 신체와 사물들은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반영한다. 미완성과 같은 그의 그림들은 혼돈에서 유희와 상상력을 끌어내는 것처럼 보는 이들에게 무한한 해석의 자율성과 새로움을 부여한다. 전시는 2월 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SPACEUNIT4.
▲조선, 병풍의 나라 2(Beyond Folding Screens 2) =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 기획전 ‘조선, 병풍의 나라 2(Beyond Folding Screens 2)’를 개최한다. 조선 시대부터 근대기에 이르는 우리 병풍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지난 2018년 개최된 ‘조선, 병풍의 나라’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병풍 전시다. 2018년 전시는 조선을 대표하는 전통 회화 형식인 ‘병풍’ 자체를 조명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부터 근대기까지 제작된 병풍들의 미술사적인 가치와 의의를 되새기며, 우리나라 전통 미술의 다양한 미감을 관람객들에게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15개 기관 및 개인이 소장한 50여 점의 작품들을 모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사용 및 제작 주체에 따라 민간 병풍과 궁중 병풍으로 주제를 나눠 민간과 궁중의 문화적 특징을 대비하며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민간 병풍을 통해서는 일상생활에 녹아있던 자유분방 하고 개성 넘치는 미감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궁중 병풍을 통해서는 조선 왕실의 권위와 품격, 그리고 궁중 회화의 장엄하고 섬세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근대 병풍의 경우 제작 시기를 고려하여 별도의 전시실에 배치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함께 변모한 한국 근대 화단의 일면을 병풍이라는 형식 안에서 관람할 수 있게 구성했다.
기존에 접하기 어려웠던 병풍들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새롭게 수집한 작품들이 전시에 함께 소개된다. 채용신의 ‘장생도10폭병풍’, 이상범의 ‘귀로10폭병풍’, ‘일월반도도12폭병풍’ 등 다수의 병풍이 새롭게 공개되며, 보물로 지정된 ‘평양성도8폭병풍(송암미술관)’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곤여전도8폭병풍(부산박물관)’ 등 지정문화재도 출품된다. 이에 더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종임인진연도8폭병풍’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임인진연도10폭병풍(국립국악원)’을 통해 조선의 마지막 궁중연향(宮中宴享)을 병풍으로 만나볼 수 있게 구성했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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