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반정부 시위대’ 포함 대규모 사면
이슬람 혁명기념일을 앞두고 이란 최고지도자가 최근 반정부 시위(히잡 시위)에서 체포된 사람들을 포함해 대규모 사면을 승인했다고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람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이날 44번째 이슬람 혁명 기념일(2월 11일)을 위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내 수만 명의 죄수에 대한 사면 혹은 감형을 제안했고 받아들여졌다.
사면 대상은 수만명 규모로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반정부 시위 참가자가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고 이르나는 전했다. 다만, 총기 범죄, 강절도, 마약, 술 유통·밀수 관련 죄수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데크 라히미 사법부 차장은 또 "자신의 활동에 대해 후회를 표명하지 않고, 그런 활동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히잡 시위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가장 오래 지속한 반정부 시위다.
이란 당국이 히잡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500여 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고 약 2만 명이 체포됐다. 이란 당국은 구금된 시위자 중 40여 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고, 지난달 초까지 최소 4명이 처형됐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이번 주에 최소 100명의 시위자가 사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시위는 다소 잠잠해진 모양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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