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金 vs ‘2040 지지’ 安, 승부처는…

2023. 2. 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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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읽기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김호영 기자)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이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2강 체제로 굳어졌다. 두 후보 중 누가 당권을 잡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취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에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월 28일 경기 부천에서 대규모 수도권 출정식을 열었다. 김 의원 측 주장에 따르면, 이 자리에 8000명이 모였고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 대부분이 참석했다고 한다.

여론조사상으로 보면, 김기현 의원 지지율이 가장 높다. 물론 여론조사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모든 여론조사에는 오차 범위가 있다. 또한 현재 여론조사는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다.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과 당원 생각이 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 생각과 당원의 일반적 여론이 완전히 유리됐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김기현 의원이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기현 의원이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는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어서다. 이는 차기 당대표에게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들이 가장 바라는 포인트다. 당원과 지지층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가 원활해야 한다.

둘의 관계가 갈등으로 점철되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다. 대통령 지지율이 현재보다 낮은 상태, 예를 들어 2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상황이 초래되면 총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선거 구도는 정권 심판론으로 굳어지기 십상이다. 정권 심판론이 선거 구도로 정착되면, 여당은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최소한 이런 구도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지지층과 당원이 김기현 의원을 가장 선호하는 것일 수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안철수 2강 굳어져

전체 지지율 김기현, 2040세대는 안철수 앞서

유승민 불출마 변수, 결국 투표율이 핵심 변수

그렇다면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안철수 의원은 자신이 현 정권을 위해 연대보증을 선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에 대해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당원과 지지층은 안철수 의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당권을 거머쥐는 것이 아니라 대권 도전임을 잘 알고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안철수 의원은 ‘자기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자기정치’ 할 때, 떠오르는 인물은 얼마 전 불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다. 나 전 대표에 대해 대통령실이 가장 실망한 점은 공직에 있으면서 자기정치를 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당대표가 자기정치를 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함을 알 수 있다. 좋게 보지 않는 이유가 있다. 대표가 자기정치를 하게 되면 여당이 대통령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앞으로 선출될 당대표는 윤 대통령 임기 후반까지 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라 한 이유는, 만일 총선에 패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당대표는 사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판의 관례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해서는 총선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당장은 대통령실과 대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여당과 대통령실 갈등은 최소한 총선 때까지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소지는 있다. 그러나 그 갈등이 과거 이준석 체제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형태로 전개될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총선 이후다. 총선 이후 당대표가 자기정치를 본격화하면, 임기 후반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대통령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래저래 대통령실은 총선 이후 정국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전망에도 문제는 있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후보는 정치 경력이 상당한 인물이다. 경륜 있는 정치인에게 자기정치를 하지 말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결국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당권 후보는 자기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국민의힘 당원들은 ‘정도의 차이’에 주목해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의원의 강점은 204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층과 수도권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나 전 원내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인 리얼미터 미디어트리뷴 조사(지난 1월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은 3.2%,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4.8%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40%, 안철수 의원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33.9%였다. 안 의원의 지지율이 부쩍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지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나 전 대표를 지지했던 2040세대와 수도권 지지층이 안 의원 지지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나 전 대표 지지층 중 정통 보수층은 대통령실과 나 전 대표 사이 갈등이 한창일 때 이미 김기현 의원 지지로 돌아섰다. 따라서 불출마 선언 직전까지 남아 있던 지지층 중 상당수가 안 의원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국민의힘 지지층에 대한 안 의원의 흡수력은 상당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 분포를 보면, 2040세대 당원 비율은 33%, 수도권 당원은 37%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에 대한 흡수력이 있다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다. 유승민 전 대표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안 의원은 유 전 대표 지지층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유 전 대표 지지층이 김기현 의원 쪽으로 가기는 아무래도 힘들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유 전 대표 불출마는 판세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전당대회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투표율이다. 과거 28만명 당원이 있던 시대에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당원 83만명 시대에 이변이 발생할 확률은 더욱 높다. 이 정도 규모 당원 수에 투표율까지 높다면, 당협위원장 영향력이 상당 부분 감소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당협위원장에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는 투표율이 높을 경우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들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승부처는 투표율에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5호 (2023.02.08~2023.02.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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