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부르며 눈시울 붉힌 英노병…보훈처장, 6·25 참전용사 위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영국의 6·25 전쟁 참전용사들을 위문한 자리에서 한 참전용사가 전우들을 기리며 아리랑을 부르다 눈시울을 붉혔다. 참전용사들은 "건강이 허락하면 꼭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5일 보훈처에 따르면,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달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첼시 왕립병원을 찾아 영국인 6·25전쟁 참전용사 7명을 위문했다.
첼시 왕립병원은 찰스2세 명으로 1692년 완공한 영국의 대표 보훈시설이다. 이곳 입소자 317명 중 7명이 6·25전쟁에 참전했다.
박 처장은 이번 방문에서 70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고, 오는 7월 열리는 정전 70주년 기념식에 이들을 공식 초청했다.
7명 가운데 6명은 참전 후 현재까지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전용사들은 공식 초청장을 받고 기뻐하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한국을 꼭 방문하겠다고 답했다.
박 처장을 만난 참전용사 7명 중에는 2019년 영국 인기 경연프로그램 '브리티시 갓 탤런트'에서 노래로 우승해 국민 스타로 떠오른 콜린 새커리(93) 씨도 있다.
새커리 참전용사는 이번 만남에서 '아리랑'을 직접 불러 참석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는 "6·25전쟁에 전우 6명이 참전했는데 이 가운데 2명만 살아 돌아왔다"며 "나머지 4명은 현재 부산 유엔공원에 잠들어 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피터 풀러브(91) 참전용사는 "70년 전 한국에 도착할 때 밟았던 땅이 부산이었고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이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사실을 언급하며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여기 계신 일곱 분이 부산을 응원해주시면 부산이 반드시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참전용사들과 박 처장은 '부산엑스포!'라는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즉석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편 박 처장은 참전용사 위문에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조니 머서 영국 보훈장관을 예방하고 정전70주년 기념행사에 영국정부의 협조와 머서 보훈 국무상의 방한을 요청했다.
박 처장은 면담에서 "정전 70주년, 한영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에 영국을 방문해 매우 뜻깊다"며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참전하고 두 번째 큰 규모로 파병한 영국정부와 참전용사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머서 국무상은 "반드시 참석하겠다"며 "양국은 한국전쟁으로 이어진 혈맹의 인연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기를 기대하며, 양국의 보훈정책에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박 처장과 머서 국무상은 런던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에 함께 헌화·참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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