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방미 조율…70주년 한·미동맹 '우주 확장'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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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
박 장관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 고위급 인사로서 처음으로 진행한 3박 4일간의 미국 뉴욕·워싱턴 방문 일정을 마치고 4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방미의 최대 관심사는 이르면 4월께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 조율이었다. 이와 관련 박 장관과 만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일 "(윤 대통령의 방미가) 한·미 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관련 논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박 장관 역시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확정된 건(일정은) 없다"며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의 방미와 함께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와 관련한 내용이 핵심 논의 주제가 됐다. 박 장관은 지난 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재확인했고,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까지 대두되는 상황과 관련 "우리는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며 "우리의 확장억제에 대해선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한·미·일 3국의 공조도 강조했다.
'우주 동맹' 본격화
이번 방미는 한·미 양국의 협력을 안보를 비롯한 전방위로 확대하기 위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박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외교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청장을 단독 면담하며 협력 분야를 우주로까지 확대시켰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첨단 우주기술의 확보가 경제적 번영뿐 아니라 국가 안보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외교당국은 올해 서울에서 한·미 우주포럼도 공동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박 장관의 방미 기간 중 미국에선 미국의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 풍선' 관련 논란이 이어졌는데, 한·미 당국은 이와 관련해서도 긴밀한 정보 공유를 이어갔다.
박 장관은 3일 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이 내게 정찰 풍선 사건에 대해 굉장히 자세한 설명을 해줬고, 그가 방중 일정을 연기한 데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중국은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에 띄운 구식 정찰 풍선부터 첨단 위성까지 포함하는 고고도 정찰 수단은 우주 분야 협력과도 연관돼 있다.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이외에도 '한·미 과학 및 기술 협력에 관한 협정'을 개정하고 연장하는 의정서에 서명했다. 과학기술 정보 교환과 인적 교류, 공동 연구 등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블링컨 장관은 "양국이 우주, 생명 공학, 양자 컴퓨터,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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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선거전·IRA 당부도
한편 박 장관은 워싱턴 방문에 앞서 지난 1일 뉴욕에 들러 한국이 2024-2025년 임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선거전도 펼쳤다.
박 장관은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비롯해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한국이 유엔의 지원으로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고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뤘다"고 강조하며 "한국이 이제 받은 것을 돌려줄 때가 됐으며, 험한 세상의 다리가 돼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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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에너지 분야 지원 논의
한편 이번 방미에선 한국이 전쟁으로 인해 각종 인프라가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분야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는데, 이와 관련해선 앞으로 에너지에 이어 무기 지원과 관련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살상 무기 직접 지원에는 일관되게 선을 그어왔다. 대신 에너지·건축·통신 등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재건 사업 지원을 검토하고, 방탄복 등 비살상용 군사 장비와 의료 용품을 포함한 경제·인도적 지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무기 지원에 대한 요구는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방한 중 한 강연에서 "한국도 독일, 스웨덴처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일 "그간 미국 등에만 무기를 수출하던 한국이 이제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압력에 놓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장관이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오는 17∼19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는 자유진영 국가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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