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도 가세한다? 대세는 원통형 배터리

황인호 2023. 2. 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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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이 제조한 원통형 배터리. 왼쪽부터 1865, 2170, 4680 배터리. 파나소닉 제공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해왔던 일본 파나소닉이 최근 미국 고객사를 포드, GM 등으로 확대하는 경영 전략을 세우고 나섰다. 눈여겨 볼 지점은 GM이다.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고집하던 GM이 폼팩터에 변화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원통형 배터리가 대세로 자리를 잡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배터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5일 배터리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GM은 전기차 플랫폼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GM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얼티엄 플랫폼 장점을 얘기하며 배터리 규격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성을 꼽았다.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배터리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파우치형을 강조해왔던 GM이 배터리 규격을 언급한 건 이례적”이라고 풀이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기로 했다가 보류된 합작공장을 원통형 배터리 공장으로 건설하는 걸 고심 중이라고 알려진다. 파나소닉, 삼성SDI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파나소닉이 확대할 고객사 명단에 GM을 언급한 것도 이런 상황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파나소닉은 차세대 ‘원통형 4680(지름 40㎜·높이 80㎜) 배터리’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40억 달러를 투입해 지난해 11월 캔자스주에서 신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025년에 캔자스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파나소닉의 미국 내 생산능력은 200기가와트시(GWh)까지 뛰어오른다. 산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은 중국 CATL에 이어 세계 2위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 기업이다.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공급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원통형을 찾는 완성차 기업이 많아짐에 따라 영향력도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주목’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의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확장한다고 추산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27%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9%(추정치)를 웃도는 수치다.

과거에 원통형 배터리는 빈 공간이 생기는 둥근 모양 탓에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았다. 하지만 배터리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CTC’(cell to chassis) 기술과 성능 향상 등으로 이를 극복했다. 4680 배터리가 그 결과물이다.

테슬라가 공개한 중대형 원통형 4680 배터리의 모습. 테슬라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0년 9월에 4680 배터리 개념을 언급하며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높이면서 파우치나 각형보다 낮은 비용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었다. 그로부터 2년6개월 뒤에 테슬라는 4680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면서 네바다주 북부에 연간 100GWh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조원을 들여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연구·개발 시설과 생산라인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 발표했다 재검토에 들어갔던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도 원통형 배터리용으로 재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와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급 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 공장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BMW 등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걸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GM이 미국에서 4번째 합작공장을 짓기 위해 파나소닉 뿐 아니라 삼성SDI에도 제안을 한 것으로 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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