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계획없다”는데…日언론 또 “규슈에 美 중거리미사일 배치 검토”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서남부 규슈섬 등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복수의 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LRHW)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검토는 일본 정부가 ‘적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할 예정인 ‘스탠드 오프 미사일(장거리 순항 미사일)’ 배치와 함께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 신문에 “배치 장소는 미정이지만, 규슈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회하며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일본 정부가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협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면서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은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실무 그룹에서 이미 수년 간 논의된 것으로, 지난달 11일 미·일 외교·국방장관의 ‘2+2 회담’이나 13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 국방·정보 당국은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겨냥해 군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규슈와 필리핀을 연결하는 이른바 ‘제1열도선’에 조만간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최근 일본 매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와 냉전 시기 사거리 500~5500㎞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의 보유를 제한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 1988년 발효)을 맺었지만, 중국은 여기 빠져 있어 중거리 미사일을 계속 생산해왔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1250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9년 러시아와 INF 조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미측이 중국도 조약에 참여하라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미국은 중국 견제용으로 중거리 미사일 생산을 재개해 이르면 올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앞서 요미우리 신문도 지난달 23일 미·일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와 관련 논의를 보도한 적이 있다. 매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의 주일미군 기지 배치를 검토했으나, 일본 정부가 자체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하면서 미국의 미사일 배치는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보도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다만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은 없다(no plans)”고 선을 그었다. 미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언론의 추측은 부정확하다”면서 “우리는 내부 논의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지만,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이 지역의 안보 능력을 현대화하고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미 백악관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같은 질의를 받고 “국방부의 설명과 같은 입장”이라며 “일본에 500㎞ 이상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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