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다음 소희’ 김시은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귀한 사람”

정진영 2023. 2. 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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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해도 소중한 존재입니다’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배우 김시은은 영화 ‘다음 소희’ 개봉을 앞두고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세상에 존재하고 있을 소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도희야’(2014)로 세계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던 정주리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부당한 것에 대해 할 말은 할 줄 알았던 소희가 점차 고립되고 절망하게 되는 과정이 촘촘히 묘사된 이 영화는 2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을 절로 숨죽이게 한다. 어쩌면 주위에 있었을지 모를, 혹은 자신이 겪거나 눈 감았을지 모를 일들을 조용히 떠올리게 하는 영화의 마력. 김시은 역시 관객들과 같은 감정으로 영화를 지켜봤다.

“소희는 싸워 보려고도 했고, 싸우기도 했고, 열심히 일도 해보고, 안 해 보기도 했어요.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현실은 바뀌지 않았어요. 아마 소희는 ‘반복되는 삶’에 대해 생각을 해봤을 것 같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손 쓸 수 있는 게 더는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당차던 소희가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점차 주저앉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연기적으로 고민도 많이 했다. 밝고 활기차던 초반과 절망에 사로잡힌 마지막. 그 감정적 낙차를 표현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

“돌아보면 감독님이 저를 신경을 많이 써주셨던 것 같아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촬영을 할 때는 그것에 대한 감사를 못 느꼈는데 실은 배려였던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소희를 잘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렇듯 모두가 진심을 담아 만든 ‘다음 소희’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김시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영화를 보다 보면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는 만큼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존재할 ‘다음 소희’에 대한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 소희’가 없길 바라지만 어딘가에 소희는 있지 않겠나. 앞으로 주위를 잘 둘러보며 살겠다”는 게 현재 김시은의 진심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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