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대란’ 무드서울·사브서울...주인이 와인 수입사 아영FBC?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3. 2. 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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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전략 계속 전개할까?

“앗! 이번 달 놓쳤어요. 흐엉~ 예약 받은 지 5분도 채 안 됐는데, 넘 속상해요.” (20대 직장인 K씨)

모바일 앱을 통해 매달 10일 오후 3시에 다음 달 예약을 받는 레스토랑 ‘사브서울’ 얘기다. 서울 한강 반포지구 세빛섬 중 하나인 솔빛섬에 위치한 ‘무드서울’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예약에 실패하면 한 달을 또 기다려야 할 명소가 됐다.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사브서울은 와인을 저장하는 동굴(지하 저장고) 인테리어가 백미다. 동굴을 연상시키는 입구를 따라 들어오면 첫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메인 바가 위치한다. 메인 바에는 전문 소믈리에가 상주해 원하는 와인을 추천받고 와인에 적합한 음식도 주문할 수 있다.

동굴 속을 탐험하는 듯하다 보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코로나19로 우울했는데 유럽에 온 듯해서 기분 좋다’ ‘와이너리 투어 온 기분’ 등의 후기로 도배돼 있다.

복잡한 압구정 시내에서 한 계단 내려오면, 유럽 와이너리의 꺄브(Cave와이너리의 지하 저장고)를 연상케 하는 사브서울. 아영FBC 제공
무드서울 역시 이색 인테리어로 질 수 없다.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을 바라보며 와인과 함께 즐기는 생굴 요리, 일명 오이스터바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강변 맛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무드서울의 오이스터바 아영FBC 제공
2021년 말 나란히 문을 연 두 가게는 모두 주인이 같다. 와인 수입사 아영FBC다.
아영FBC 어떤 회사?
여기서 잠깐.

아영FBC부터 알아보자. 이 회사는 국내 3대 와인 수입사 중 한 곳이다. 보통 와인 브랜드는 알아도 누가 수입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잘 안 알려져 있지만 1987년 국내 와인 시장 민간 개방과 함께 설립됐을 정도로 역사가 꽤 깊은 회사다. 수입업, 도매업, 소매업, 와인과 칵테일 교육 사업까지 주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와인 전문 1세대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관계사로는 수입사인 와인나라IB, 국내 인지도 1위의 와인 전문숍 와인나라(winenara) 등이 있다.

다양한 와인을 판매하고 있는 ‘와인나라’ 아영FBC 제공
그런데 왜 레스토랑 사업을?
그렇다면 와인 수입사가 왜 맛집 사업을 하고 있을까.

사실 이 회사는 레스토랑 사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일찌감치 한국 최초의 입식 한옥인 민가다헌에서 퓨전 한식과 와인, 전통차를 함께 즐길 수 있게 운영하기도 했다. 참고로 민가다헌은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익두의 집이었던 곳으로 병풍, 전통 발, 그리고 고풍스러운 자개장, 전통 창호, 화조도 등을 감상하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외국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밖에 스페인 정통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키친구엘 등도 운영한 적이 있다. 관계사 와인나라를 통해서는 서울 청담동 최초의 와인바 베라짜노도 와인숍과 바(Bar)를 결합한 콘셉트로 문 열 때부터 화제가 됐다. 이 중 베라짜노만 현재 운영 중이기는 하지만 ‘맛집’ 운영 능력에서만큼은 저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002년 문을 열어 한때 외국인이 찾는 명소가 됐던 민가다헌.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매경DB
와인 사업 외 외식업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와인 문화를 대중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한다.

“와인의 풍미를 극대화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과의 조화입니다. 또한 음식의 맛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것도 바로 와인이죠. 흔히 ‘마리아주’라고 하는 것이 와인과 음식 간의 궁합을 말하는데요. 사브서울이나 무드서울, 베라짜노에 오는 고객이 선택한 와인을 선택한다면 여기에 맞게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며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주는 음식을 추천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데 차별화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랑받는 듯합니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많은 재원을 들여 공간을 만들 수는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을 즐기는 고객이다. 아무리 멋진 공간도 고객이 즐겁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사브서울, 무드서울은 고객이 즐기는 취향에 따라 언제든지 전략을 바꾸고 발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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