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팬티는 안에, 혹은 밖에?” DC 최고경영자가 투표 올린 이유

김혜선 2023. 2. 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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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맨 오브 스틸' 스틸컷

“슈퍼맨 팬티는 밖에 있어야 합니까? 아니면 안에 있어야 합니까?”

지난 2일 DC 스튜디오의 공동 CEO인 제임스 건이 자신의 트위터에 의미심장한 투표 하나를 올렸다. DC 최고 슈퍼히어로이자 메인 캐릭터인 슈퍼맨이 팬티를 밖에 입어야 하느냐 혹은 안에 입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무려 49만명이 넘는 이들이 슈퍼맨 의상에 대해 투표를 던졌고, 59.3%의 사람들이 ‘슈퍼맨은 팬티를 밖에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트 밖에 입는 빨간색 팬티는 슈퍼맨의 정체성이지만, 이런 공식은 이미 10년 전에 깨졌다. DC의 슈퍼맨 실사 영화 ‘맨 오브 스틸’(2013)부터 슈퍼맨 슈트 디자인에서 과감하게 밖에 있는 팬티를 삭제한 것이다. DC는 원작 만화의 오래 된 코스튬을 그대로 ‘고증’하는 것보다, 영화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DC의 라이벌 마블에서 이런 방식으로 ‘아이언맨’(2008), ‘토르: 천둥의 신’(2011) 등 히어로 영화를 만들면서 흥행에 대성공했던 터. 

DC스튜디오 역시 마블처럼 다양한 슈퍼히어로를 등장시키면서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슈퍼맨의 빨간 팬티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 원더우먼, 아쿠아맨, 배트맨 등 히어로 수트를 멋있게 재탄생시켰지만, 아쉽게도 DC 작품들은 마블 만큼 관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마블이 각 히어로 캐릭터들의 입체적 면을 조명하며 거대한 하나의 서사를 쌓아간 반면, DC는 빨리 마블을 따라잡아야겠다는 조급함 때문인지, 납득이 안되는 서사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 등에선 “배트맨과 슈퍼맨이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는 등 관객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

결국 DC스튜디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블과 DC를 오가며 검증받은 감독인 제임스 건을 지난해 최고 경영자(CEO)로 모셔왔다. 이후 제임스 건은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 역을 맡은 헨리 카빌을 차기작에서 제외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제임스 건은 “우리가 영화, TV, 애니메이션, 게임 전반에 걸쳐 응집력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피할 수 없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건은 오는 2025년 7월 개봉을 목표로 새로운 슈퍼맨인 ‘슈퍼맨: 레거시’를 만들 계획이다. 슈퍼맨 팬티를 밖에 입어야 할지, 안에 입어야 할지 투표는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이기도 하다. 

제임스 건은 트위터에서 진행한 ‘슈퍼맨 팬티 투표’는 어디까지나 장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그가 해묵은 ‘슈퍼맨 팬티 논쟁’을 다시 꺼내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DC의 슈퍼맨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DC스튜디오는 최근 새로운 DC유니버스의 첫 번째 챕터를 공개하면서 ‘신과 괴물들’이라는 주제 아래 총 5편의 영화와 5편의 드라마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임스 건은 “감독, 작가 등 모든 창작자들은 독보적이다. 스토리텔링이 가장 최우선이며 우리의 모든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과연 새로운 DC, 새로운 슈퍼맨은 어떤 모습일지, 팬티를 다시 과거처럼 밖에 입게 될지, 이래저래 DC팬들의 관심이 커질 것 같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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