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한국 관광업의 한 걸음 도약을 위하여

2023. 2. 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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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7박8일 일정으로 인도 마하라자 익스프레스 기차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내내 최신작 '재벌집 막내아들' '슈룹'을 비롯한 K드라마,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그런 대화는 으레 한국에 가고 싶다는 바람의 피력으로 끝나곤 했다.

여행 내내 기차 벽면의 TV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하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울 때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는 싱가포르의 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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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지난 연말 7박8일 일정으로 인도 마하라자 익스프레스 기차 여행을 다녀왔다. 여정을 함께한 이들은 대부분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온 분들이었다. 여행 내내 최신작 ‘재벌집 막내아들’ ‘슈룹’을 비롯한 K드라마,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그런 대화는 으레 한국에 가고 싶다는 바람의 피력으로 끝나곤 했다. 여행 내내 기차 벽면의 TV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한 유적지에서는 인도 전통 컵을 들고 있던 이가 ‘막걸리 마시기 좋아요’라고 말을 건네 웃기도 했다. K드라마가 빛의 속도로 세계에 뻗어나가고 있다는 건 더 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1989년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에 대해 아는 이들이 드물었던 걸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누군가는 한국에 정치적 변수만 생기지 않는다면 앞으로 5~10년이야말로 한국 관광산업의 정점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하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울 때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는 싱가포르의 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아니나 다를까. 텅 빈 거리가 무섭기까지 했던 서울 명동 거리가 지난 연말부터 관광객들로 점점 붐비고 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며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좋기만 한 건 아니다. K팝도, K드라마도 그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치고 있지만 막상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내놓을 관광 인프라, 나아가 숙소들은 어쩐지 민망하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 한창 물이 들어오고 있는 이때야말로 노를 저을 때다. 그런데 이왕 노를 저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우선은 정보 접근과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여행 정보는 여전히 서울 중심이다. 부산이나 제주는 좀 낫지만 그 밖의 지역 정보는 대부분 ‘국내용’이다. 숙소 역시 다르지 않다. 정보도 부족하고, 막상 가보면 상황이 열악하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급부상한 SNS 세계의 이른바 ‘핫플 스테이’ 예약은 외국인들로서는 언감생심이다. 예약은 한국어로만 가능하고, 예약창이 열릴 때를 기다려 잽싸게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까지 경쟁이 치열한 숙박의 세계라니!

전 세계의 이목이 우리에게 향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물꼬를 제대로 터야 한다. 교통 인프라 확보, 글로벌 수준에 맞는 지역 홍보, 해외 여행객에게 문을 열어도 부끄러움 없는 숙박업 전반의 개선이 급선무다. 정부는 밀어주고 민간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야 한다.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데 발언권이 있는 분들이 할 일이 더 많다. 틀에 박힌 관점으로 관광을 바라보거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지역마다 곳곳에 등장하는 조악하고 거친 디자인의 조형물에 예산을 쓰기보다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효율적인 정책의 방향을 마련해주기를 읍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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