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 中 정찰풍선 탓에 방중 취소…"방문 여건 부적합"

이해준, 황수빈 2023. 2. 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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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본토 침범 비행 문제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중 일정이 전격 연기됐다. 중국 정부가 유감 표명을 했지만 미국이 블링컨 장관이 방중을 연기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연기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연기 사유로는 “방문여건 부적합”이라고 밝혔다. 또 국무부 “중국 정찰풍선이 주권·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5~6일께 중국을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 풍선. AP=연합뉴스

위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에 적절한 상황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며 “블링컨 장관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되도록 이른 시기에 중국을 방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현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의제가 현격하게 좁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ABC 방송에 “블링컨 장관은 풍선 문제로 방문을 취소하면서 상황이 과하게 가는 것을 원치 않았으며 (동시에 현시점 방문으로) 풍선 문제가 중국 관리와의 논의의 초점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당초 5~6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중국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애초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후속 논의 차원에서 5~6일께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미·중간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중국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려 했지만, 중국 정찰 풍선 문제로 계획이 틀어졌다.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로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드로 들어갔던 미·중간에 다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전날 자국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탐지해 추적 중이며 이 정찰기구가 중국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3일 미국 영공을 비행한 ‘정찰용 무인 풍선’이 중국 것임을 인정하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홈페이지에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글을 올려 “그 비행정은 중국에서 간 것으로 민간용이며, 기상 등 과학연구에 사용되는 것”이라며 “서풍의 영향으로 자신의 통제 능력상 한계에 봉착, 예정된 항로를 심각하게 벗어났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중국 측은 비행정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들어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은 앞으로 계속 미국 측과 소통을 유지하며 이번 불가항력에 의한 의외의 상황에 대해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 외교부는 오타와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중국 정찰 풍선은 캐나다의 영공도 지나갔다. 캐나다 외교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력하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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