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너무 비싸"…집에서 닭 키우려는 美소비자 늘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란값이 폭등하자 직접 닭을 키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올해도 산란용 닭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이오와주에 있는 맥머리 부화장의 간부인 진저 스티븐슨은 직접 병아리를 사서 산란용 닭으로 키우려는 집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계란값이 약 60% 오른 데 따른 것"이라며 "알을 많이 낳는 품종은 이미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다른 부화장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하이오주의 마이어 부화장 판매 책임자인 메건 하워드는 "우리는 이미 지난 여름에 많은 품종이 품절됐다"며 "계란값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는 구글 검색어에도 '병아리 사육'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취미로 닭을 키우면서 페이스북에서 온라인 모임을 운영 중인 맨디 크로프트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신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며 "계란값 상승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NYT는 미국 소비자들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서 나타난 사회 현상이라며, 인플레이션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충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요인이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지면서 계란값이 급격히 상승해 몇몇 식료품점에서는 고객당 판매량을 제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까지 미 전국 47개 주에서 총 5800만 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됐다.
이에 미국 내 계란값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으로 고공 행진 중이다.
다만 미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도매가격이 내리기 시작했다.
NYT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1년간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려온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계란값 등 몇몇 품목의 물가는 단기적으로 연준보다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우연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식료품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가뭄, 수확량 등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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